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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말의 <굿바이 칠드런> 공개
김용언 2008-12-17

일시 12월 12일(금) 오후 2시 장소 씨네큐브

이 영화 2차 세계대전 중 파리 근교에 위치한 카톨릭 기숙학교의 새 학기가 시작된다. 똑똑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 줄리앙(가스파르 마네스)은 전학생 보네와 침대를 나란히 쓰게 된다. 보네(라파엘 페이토)는 수학과 작문, 피아노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지만, 말수가 적고 비밀스러운 구석이 있어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 질투 반 호기심 반의 심정으로 보네를 관찰하던 줄리앙은, 보물 찾기 게임 때문에 보네와 함께 산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경험 이후로 절친한 사이가 된다. 그리고 보네가 감춰왔던 비밀이 밝혀진다. 그는 유태인이었고, 게슈타포에 쫓겨 이름까지 바꾼 채 이 학교에 숨어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100자평

<굿바이 칠드런>은 루이 말 감독이 자신의 유년기의 기억을 토대로 만든 성장영화이다. 2차세계대전 당시 비시정권과 독일군 치하에 있던 프랑스의 한 카톨릭 기숙학교에서 소년들은 함께 공부하고 자라난다. 파시즘이 무엇이고 유대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아주 어렴풋이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던 소년은 유대인 친구의 비밀을 지켜주며 소중한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나 소년이 관여한 사소한 밀거래는 (<라콤 루시앙>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한 인물의 정치적 선택을 거쳐) 결국 학교에 독일군을 끌어들이는데 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정치적 격변기의 소년이란 온전히 자신의 판단으로 무엇인가를 선택하기 힘든 주체이다. 그러나 영민한 윤리적 감수성을 지닌 소년은 그 짧은 순간들의 기억들을 '그후로도 오랫동안' 죄의식의 이름으로 반추했을 것이다. <굿바이 칠드런>은 예민한 성장영화가 엄혹한 역사와 어떻게 교감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빛나는 전범이다. (이는 비슷한 시도를 하였던 <사랑해, 말순씨>의 만듦새와 비교해보면 명확해진다.) 간결하지만 또렷한 잔상을 남기는 수작이다. 황진미/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