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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건 지켜야지
2001-11-26

최근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애니메이션 작가들의 항의에 직면, 사과문을 올리는 사건이 있었다. 작가들의 동의없이 300편에 가까운 작품을 센터 홈페이지에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독립·단편애니메이션 작가공동체인 애니마포럼은 “국가차원에서 애니메이션산업을 진흥하고자 하는 공익기관에서 저작권을 무시하는 행동을 했다”며 동영상 서비스를 즉각 중지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라고 요구했고 센터는 이를 받아들였다. 센터는 이번 사건이 VOD 시범서비스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독립·단편애니메이션을 널리 알리기 위해 추진해온 VOD서비스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임의로 동영상을 내보낸 것이라는 얘기다. 목적이 순수했다 해도 방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셈인데 센터는 “제작자와 사전협의 없이 홈페이지에 자료를 올리고 제작자와 물의를 빚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동영상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번 사태에 흥분한 작가들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사후 조치가 미흡하다고 여기고 있으나 애니마포럼은 일단 센터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작가들과 협의해 센터와 작가들 사이에 소통통로를 마련할 계획이며, 센터도 앞으로 작가들과 협의해 VOD서비스와 관련된 저작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셈인데 이런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 이유를 따져보면 ‘좋은 일 하자는데’라며 쉽게 생각한 것이 결정적인 걸로 보인다. 애초 목표가 공익을 위한 것이라도 절차와 방법이 그에 걸맞은 것이어야 한다는 걸 센터는 이번 사건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