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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비노쉬의 <여름의 조각들> 100자평
2009-03-25

온라인 프리뷰/ <여름의 조각들>

일시 3월 18일 수요일 오후 1시 30분 장소 하이퍼텍 나다

100자평

<여름의 조각들>은 프랑스 사회의 미세한 변화에 관한 포토 에세이이다. 도입부의 길게 찍힌 어머니의 생일 파티 장면은 일상적이면서도 한 세대의 교양을 대변하는 듯 하다. 그날의 기억을 빛나는 파편처럼 남기고, 가장 프랑스적 정체성과 자부심을 지녔던 한 세대는 가뭇없이 퇴장한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듯이. 추억이 응축된 장소는 해체되고, 자녀들과 손주들은 각자의 길을 간다. 한 가족은 미국으로, 한 가족은 중국으로. 이 역시 21세기 프랑스 사회의 변모에 대한 상징으로 읽힌다. 에필로그처럼 찍힌 손주들의 파티 장면은 그러한 해체와 변화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새롭게 섞이고 주조되어 이어질 프랑스 문화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거대서사에 대한 장광설 하나 없이, 감독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동시대적 변화를 미분하여 강렬한 여름 햇볕 아래 몇 장면으로 응축하여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여름의 조각들>은 등장하는 중년과 노년의 여배우의 몸매만큼이나 무척 모던하며 잘 정제된 영화이다. -황진미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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