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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티켓] 라이벌 따위는 의식하지 마
김용언 2009-04-27

영화명: <800 투 랩 러너스> 관람자: 김연아, 아사다 마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언제까지 끔찍할 만치 비교당하면서 살아야 할까. 한·일 언론과 일부 피겨팬들이 지칠 줄 모르고 부추기는 라이벌 의식은 적어도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 게다가 최근 국제빙상경기연맹에서 수행평가점수 채점 지침을 개정하면서 ‘연아에게 불리하네, 아사다에게 유리하네’ 등의 갑론을박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피겨 스케이팅의 문외한이 보더라도 단숨에 넋을 빼앗길 만큼 아름답고 강한 두 소녀가, 오직 라이벌 의식 때문에 미리 시들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괜한 노파심에 히로키 류이치의 1994년작 <800 투 랩 러너스>(와 가와시마 마코토의 원작 소설 <800>)를 추천하고 싶지만. 산소 부채량의 극한점, 육체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는 800m 전력질주 달리기, 공기의 저항과 중력법칙을 거스르면서 달리는 이가 느끼는 고통어린 쾌감을 묘사할 때 이 영화는 청량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단지 승부욕에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넘어서는 고통과 행복을 함께 껴안을 수 있는 청춘의 건강함은 못 견디게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