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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혁의 니혼진] 초난강은 괜찮은 걸까
정재혁 2009-05-20

초난강이 돌아온다. 약 한달 만이다. 4월23일 도쿄 하노키초 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알몸으로 소란을 피웠던 구사나기 쓰요시가 5월18일 <스마스마>로 방송 복귀할 예정이다. 5월1일 도쿄구검은 공연외설죄로 체포된 구사나기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곧바로 자니즈 사무소는 “상담 뒤 조속히 활동 복귀시기를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캐스팅이 확정된 <후지TV>의 드라마 촬영이 6월인지라 선전 활동 등을 고려해 5월 중순을 활동 재개 시점으로 잡은 듯싶다. 일부에선 너무 이르다는 말도 있지만 대다수는 어서 돌아오라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나는 구사나기 쓰요시를 눈물로 기억한다. 별난 복장을 하고 노래를 열창하던 명동 밀리오레에서의 무대나 사람들에게 자기를 아냐며 묻길 반복했던 이대 앞에서의 모습. 화려한 스마프 안에서 너무나 평범했던 그는 한국을 무기로 자신의 자리를 새겼다. 6개월로 예정됐던 프로그램 <초난강>이 시즌2, 3으로 이어졌고, 대사를 모두 한국어로 처리한 영화 <호텔 비너스>도 찍었다. 그는 눈물을 흘렸다. 이건 단순한 프로젝트 성공이 아니었다. 여기엔 진심과 감동이 있었다. 구사나기는 아마 이때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스마프 안에 새겨 넣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는 직업란에 주저없이 스마프라 쓰는 남자다.

구사나기 쓰요시에게 한국 도전은 첫 번째 반항이었다. 이전까진 그는 그저 바른 사람이었다. ‘보쿠(僕) 시리즈’라 불리는 그의 드라마만 봐도 그렇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 그게 구사나기의 역할이었다. 일본인들이 추구하는 가장 보편적인 인간상. 그가 유독 공익광고의 모델이 자주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구사나기 쓰요시가 갑자기 한국으로 돌출 행동을 했을 때 사람들은 쑥덕거렸다. “굳이 왜?” 그리고 최근 다시 그에게 잡음이 일었다. 아라가키 유이에 대한 사랑 고백 논란과 이번 알몸 사건. 여론은 잠깐 놀란 뒤 “제자리를 찾아달라”고 말했지만 나는 이 돌출이 오히려 구사나기의 진심처럼 느껴졌다. 모두의 바람을 재미없게 느낀 초난강의 두 번째 반항이 아닐까. 그래서 그의 활동 복귀가 유독 빠른 것도 100% 반갑진 않다. 왠지 계속 구사나기가 일본의 모범 답안에 매여버린다는 인상이다. 그는 체포될 당시 “알몸이 뭐가 나빠?”라고 했다는데, 일본은 그에게 온통 옳은 것만 강요한다. 그가 마음 놓고 눈물을 흘릴 여지도 주지 않는 압박, 초난강은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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