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초이스 > 도서
[도서] 이 카페를 열고 싶다
이다혜 2009-06-18

<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 다케무라 마나 지음, 아우름 펴냄 <작은 가게, 시작했습니다> TimemachineLabo. 지음, 아우름 펴냄

실생활 응용 지수 ★★★☆ 카페 창업 도움 지수 ★★★☆

홍대 주차장 골목이건, 신사동 가로수길이건, 삼청동 뒷길이건… ‘뜬다’는 거리에는 꼭 예쁜 카페들이 즐비하다. 처음엔 새로 생긴 집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느 카페는 의자가 다 제각각이라 즐거웠고, 어느 카페는 음악을 잘 틀어 좋았고, 색다른 메뉴가 허기를 자극하기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집이 그 집 같아 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골목 하나에 카페만 대여섯곳 되는데, 각각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메뉴는 고만고만, 인테리어 설정자료집이라도 있는지 분위기가 천편일률적이고, 음악도 보사노바와 시부야계의 곡들로 통일된 경우가 꽤 많다.

<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와 <작은 가게, 시작했습니다>는 일본의 빈티지 카페, 빈티지숍 성공기를 충실한 자료와 함께 소개하는 책이다. 한국 대부분의 카페의 원조 격인 듯한 느낌의 카페와 가게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개성이 있다. 물론 책에 소개할 정도로 괜찮은 숍을 엄선했을 가능성이 높긴 하니, 한국과 단순비교해 투덜거리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 독창적인 ‘다름’은 곳곳에서 눈길을 끈다. <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에 실린 ‘cafe one’에서는 주인인 마에다의 고향 미야자키의 특산물 피망을 이용한 ‘오늘의 식사’를 메뉴에 올렸다. 양념한 닭고기와 가지덮밥이나 두부, 당근, 무를 주재료로 한 샐러드도 특이하다(부산식, 전주식 메뉴를 내놓는 카페가 있다면 어떨까 싶어지는 대목이다). 특이한 커피도 있다. 셰이커에 에스프레소와 설탕, 얼음을 넣어 갈아만든 카페 셰카르트처럼. 이 책에는 카페의 사연(주인 인터뷰), 주요 메뉴 소개(이름, 가격, 재료), 그리고 카페 오픈에 이르기까지 들어간 비용과 준비기간, 하루 평균 손님수와 하루 일정표까지 안내되어 있으니 꽤 훌륭한 가이드다. 카페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책. <작은 가게, 시작했습니다>는 그런 카페에 어울리는 소품을 구할 수 있는 가게들을 소개한다. 인기있는 가게들의 웹사이트도 소개하고 있으니, 일본까지 갈 것도 없이 한국에서 얼마든 ‘눈팅’할 수도 있다.

처음엔 사진에 눈이 가지만 빈티지 가게나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과 주관적 감상이 아니라) 관련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