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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초심으로의 귀환
김도훈 2009-06-18

≪Battle For The Sun≫ 플라시보 | 강앤뮤직 발매

팬들이라면 화를 벌컥 내겠지만 플라시보가 지난 20여년간 뭐 대단한 걸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2006년 ≪Meds≫는 종종 밴드의 재기작으로 평가받지만 사실상 이 중견 밴드의 뇌사 선고이기도 했다. 진정한 재기를 위해서는 진짜로 강력한 한방이 있어야 했다. 드러머의 교체에 관한 리더 브라이언 몰코의 말마따나 “지루함에서 빠져나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새 앨범의 제목은 의미심장하게도 ≪Battle For The Sun≫. 지루한 어둠에서 벗어나자는 소리다. 플라시보는 성공했다. 브라이언 몰코는 어느 때보다도 초기작을 연상시키는, 아니 초기작들보다 더 절묘한 훅으로 가득한 앨범을 만들어냈다. 기본적으로는 언제나 그들이 추구하던 얼터너티브적인 글램록이지만 음산하고 영묘한 기운만 내보이는 게 아니라 귀에 쏙쏙 들어오는 팝의 흥쾌함이 살아넘친다. 플라시보는 오는 8월5일 올림픽홀에서 첫 번째 단독 내한 공연을 갖는다. 괜찮은 앨범을 들고 귀환한 중견의 내한이니 팬심으로 대동단결하자. <Every You Every Me>처럼 손쉽게 따라부를 송가도 이번엔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