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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5년 만에 탄생한 밀리언셀러
이다혜 2009-06-25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게키단 히토리 지음, 이레 펴냄

게키단 히토리는 일본 개그맨이다. 보통 둘이 콤비를 이루어 활동하지만 그는 혼자 ‘1인 극단’이라는 예명을 지어 활동하고 있고, 괜찮은 집안에서 성장한, 지적인 이미지를 갖고 연기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 지적인 이미지에 일조한 것 중 하나가 이 소설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다. 연작 단편이 모여 인간의 마음이라는 모자이크를 채워가는 소설이다.

여기는 자유롭고 싶다는 이유로 홈리스 흉내를 내다 아예 가출해 홈리스가 된 남자가 있는가 하면, 도박 빚에 쪼들려 할머니에게 사기를 치려는 남자도 있다. 딱 열장의 사진만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든 여자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어째 다 허망하기 짝이 없다. 각 이야기의 주인공은 다음 이야기에 조연으로 등장하고, 부지불식간에 만들어진 관계 속에서 외톨이였던 이들이 변화를 겪는다. 일본에서 5년 만에 탄생한 밀리언셀러가 된 이 책에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다. 이런 연작 단편이 새로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예측 가능하고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 전개가 되레 마음에 와닿는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힘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