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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진득한 목소리로 승부한다
김도훈 2009-06-25

≪Love & War≫/대니얼 메리웨더 / 소니뮤직 발매

훈남 패셔니스타이자 인기 절정의 젊은 DJ 겸 프로듀서인 마크 론슨의 리메이크 앨범 <<Stop Me>>를 듣다가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는 집에 신전이라도 만들어 숭배하고 픈) 모리씨의 노래를 끈적끈적한 싸구려 댄스넘버로 리메이크했기 때문이다. 화가 났다. 그런데 두 번째 들을 땐 이런 시도도 나쁘진 않다 싶었다. 서너 번 반복해서 듣는 순간부터 완전히 중독됐다. 론슨 때문이 아니라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대니얼 메리웨더의 목소리 덕분이다. 다들 스티비 원더를 닮았다지만 그보다는 훨씬 현대적으로 솔풀한 목소리가 귀에 아주 찰싹찰싹 달라붙었다. 솔로 앨범이 언제 나오나 싶었는데 마침내 나왔다. 제목은 의미심장하고 보편적이게도 ≪Love & War≫다. 프로듀서 마크 론슨은 힙합, 재즈, 솔 등등 많은 장르를 이리저리 섞는 재주를 보여주는데, 그래도 한마디로 말하자면 ‘끝내주는 목소리를 가진 남자 가수의, 귀가 즐거운 팝 앨범’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순수하게 목소리의 진득함만으로 승부하는 젊은 남자 가수의 좋은 팝 앨범. 이런 건 언제나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