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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남자인 조니 뎁이 필요했다”

<퍼블릭 에너미> 감독 마이클 만

-무엇에 흥미를 느껴 존 딜린저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나. =캐릭터가 매혹적이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만 생각하며 감옥을 나섰다. ‘나는 모든 것을 원해. 지금 당장!’ 그때부터 그는 남들이 평범하게 세번 살 인생을 한번에 살았다. 그것도 13개월 동안 말이다. 진짜 사랑과 아름다움을 찾고 성취한 극단의 인생 궤도였다. 그는 틀림없이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은행 강도인데, 그 (인생) 고저의 낙차란 엄청났고 정말 드라마틱하면서도 압축적이었다!

-존 딜린저는 공공의 적이었나, 공공의 영웅이었나. =둘 다였다. 사회적 도적이자 무법자 영웅이었다. 당시 대중은 딜린저를 찬양했으며 그를 잡으라는 명령이나 공권력을 경멸했다. 딜린저는 그 점을 부추기고 북돋았으며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유지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조니 뎁이 딜린저 역에 어울린다는 믿음은 어떻게 갖게 됐나. =언젠가는 조니가 꼭 한번 하는 걸 보고 싶었던 그런 종류의 역할이었다. 굉장히 감정적이고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어떤 것을 표출해내는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됐을 것이다. 또한 진짜 남자인 존 딜린저 역을 위해서는 진짜 남자인 조니 뎁이 필요했다.

-당신은 사랑에 빠진 그(존 딜린저)를 보여준다. =존 딜린저의 전기를 쓴 존 톨런드는 유년 시절의 영향으로 그가 얼마나 애정을 갈망했는지 설명해준다. 이유야 어쨌든 그가 사랑에 굶주렸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그의 편지를 읽으면 확연히 알게 된다. 그는 사랑에 빠지는 것을 사랑했다.

-빌리 프레셰 역에 최근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프랑스 여배우 마리온 코티아르를 캐스팅했다. =마리온 코티아르는 멋진 직업관을 지난 뛰어난 연기자다. 그녀의 모든 제스처나 눈빛은 진실함을 담고 있다. 마리온이 조니 옆에 있을 때를 보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연인과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조니 뎁이 먼저 캐스팅됐기 때문에 나는 빌리 역에 조니와 느낌이 잘 통할 것 같은 배우를 찾고 있었다. 마리온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미팅 장소에 나왔는데 그때 그녀는 평범한 옷을 입고 메이크업도 전혀 하지 않은 채였다.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조니가 무척 수줍어했다. 두 사람이 멋진 연기를 보여주리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퍼블릭 에너미>에서 존 딜린저와 빌리 프레셰의 러브스토리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구애에 관해 잘 몰랐던 딜린저는- 오랫동안 감옥에 있느라- 여자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반면 빌리는 남자들이 여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영화에서처럼 아주 예의바른- 빌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보호적이고 무조건 베푸는- 남자를 만났을 때, 그녀는 쉽게 끌린다. 이는 공생관계라고 할 수 있다. 둘의 러브스토리는 영화에서 중요한 중심축이다.

-연방요원 멜빈 퍼비스에 크리스천 베일을 캐스팅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정확히 이해했고 헌신적으로 연기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빠져들어 하루 24시간, 일주일의 7일을 퍼비스로 살았으니까.

-멜빈 퍼비스는 어떤 인물인가. =교육을 잘 받은 남부식 신사로 J. 에드거 후버를 이상적인 인간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대적인 FBI를 만들고 진보적인 현대화를 추구하기 위해 그런 자신의 성향을 버리려고 했던 것 같다. 딜린저나 퍼비스 둘 다 시대의 희생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둘 다 융통성이 없었다.

-<퍼블릭 에너미>의 비주얼 스타일을 설명해준다면.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나갈 것인가. 대중에게 어떤 임팩트를 줄 것인가에 따라 비주얼 스타일이 결정된다. 관객이 관찰하게 만들고 싶을 때는 좀더 정적인 카메라를 사용한다. 하지만 관객이 1933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안에 있는 것같이 느껴지게 만들고 싶다면 보는 이들이 캐릭터들과 더 잘 어우러지도록 친근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그래서 우리는 좀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짧지만 화려했던 존 딜린저의 강렬한 삶이 부각될 수 있도록 채도가 높은 색상을 이용했다.

-HD로 그 시기를 촬영할 때 도전해보고 싶었던 건 무엇이었나. =‘동시대’(contemporary)라는 말을 써야 할 것이다. 그게 정확히 내가 관객과 맺고자 한 관계다. 가령 나는 1933년을 ‘보기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1933년에 ‘있기를’ 원했다. 관객도 그렇게 느끼기를 원했다.“난 지금 1933년에 있어. 그래 이건 정말이야”라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에서 촬영하는 것이 당신에게는 중요했나. =그게 뭔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예컨대 거기에 가보지 않고 크라운 포인트 감옥의 탈옥에 관해 이해하기는 어렵다. 위스콘신 매니토위시의 리틀 보헤미아 롯지에서의 촬영도 정말 대단했다. 실제로 딜린저가 묵었던 침실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많은 것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연기를 하는 조니로서도 한밤중에 깨어난 딜린저가 기관총을 붙들고 벽에 서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아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갱스터영화를 만들었을 때 당신은 <히트>와 같은 전작을 염두에 두었나, 아니면 어떤 비교도 피하려고 했나. 혹은 그것들을 포괄하고 싶었나. =모든 사람들이 존 딜린저가 (사살되어) 죽었다는 전기적 사실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뭔가 다른 것에 대한 영화를 만들기를 원했다. 그의 마음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그의 내면의 삶은 무엇인가, 그는 연인 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나, 미래에 대해서 그는 정말 어떤 생각도 없었나, 그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내게 그건 생존의 이야기가 됐다. 퍼비스가 딜린저를 잡거나 딜린저가 퍼비스를 농락하거나 하는 이야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런 건 <히트>에 관한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영화는 전적으로 내게 완전히 다른 과정이 됐다. <히트>는 완전한 대립이며 완벽한 대위법이 아니었나.

-<퍼블릭 에너미> 전에 당신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을 하려고 했던 할리우드 누아르를 개발 중이지 않았던가. 할리우드 갱스터였나. =헐리우드 갱스터는 아니었다. 존 로건이 쓴 훌륭한 각본인데, (고전기 할리우드) 스튜디오 사장들을 위해 일하는 실제 수많은 캐릭터들에 기초한 한 사립탐정 이야기다. 루이스 B. 메이어(MGM)와 해리 콘(컬럼비아) 그리고 이들을 위해 나쁜 짓을 하고 나쁜 직업을 가졌지만 실은 선인인 주인공의 이야기다. 그때 할리우드는 폭탄 같은 시기였다. 지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못하고 있지만 레오와 나는 여전히 하기를 원하고 있다.

*위 글은 UPI코리아가 제공한 인터뷰와 movies.about.com이 정리한 <퍼블릭 에너미>의 기자회견 내용을 발췌, 요약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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