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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써로게이트>의 그리어(브루스 윌리스)
김도훈 2009-10-21

편집의 ‘마술’이라니깐

-정말 일하기 싫네요. 저도 써로게이트를 인터뷰에 대신 내보내고 싶군요. =이 양반 웃기고 있네. 어차피 이건 가상인터뷰 아닌가? 그렇다면 써로게이트를 내보낼 필요 따위 애초에 없는 거잖아.

-말이 그렇단 이야기죠. 참. 써로게이트가 뭔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드리자면, 써로게이트는 인간을 대신해서 육체활동을 하는 인간형 로봇을 의미합니다. 가까운 미래가 오면 인간들은 걍 집에서 뇌파로 써로게이트를 조종하면서 살게 된다는 거죠. 영화 <써로게이트>의 주장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아주 편하지.

-편하기도 편하겠지만 그리어씨는 더 좋으시겠어요. 대머리가 아니라 숱이 가득한 금발 머리로 활동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건 그렇지. 하지만 이래봬도 대머리 시절에도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았다고. 진정한 남자는 머리발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임.

-아유. 어지간하시겠어요. 근데 미국 대머리랑 한국 대머리는 좀 달라서 말이죠. 백인들은 머리가 빠져도 갈매기형으로 예쁘게 까지는 데 반해 한국 남자들은 정중앙부터 빠지는 터라 영 보기가…. =그럼 차라리 다 밀어버리면 좋지. 괜히 남은 머리 길러서 덮는 것보다 편하기도 하고 말이여.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나저나 탈모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고요, 좀 이상한 게 있어요. 물론 써로게이트가 편하긴 해요. 회사 가기 싫은 날엔 써로게이트를 직장에 대신 보내놓고 집에서 쉴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영화를 보니 전 인류의 98%가 써로게이트를 사용하더라고요. 그것도 위험한 작업 현장에 갈 때 한정적으로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아예 바깥 생활 전체를 써로게이트로 대신하잖아요. 그게 말이 됩니까. =그럴 수도 있지 뭐. 써로게이트가 현실화되면 가장 먼저 대중화될 게 뻔한 나라에 살면서 뭐 그리 의심이 많아?

-아유. 써로게이트랑 온라인 게임이랑은 아무래도 좀 다르죠. 게다가 진짜 이상한 게 있어요. 바깥 활동 전혀 없이 집에서 써로게이트만 조종하면서 살다가는 몸이 엉망이 될 게 틀림없잖아요. 엄청난 비만은 물론이거니와 근육도 수축하고 뼈도 굳어버리게 될 텐데 영화에서는 어쩜 그렇게 다들 건강한가요? =영화에서 안 보여줘서 그렇지만 다들 집에서 열심히 헬스하고 건강 음식도 먹고 그래.

-영화에서 안 보여줘서 그렇다니… 그런 이상한 변명이 어딨습니까. =영화란 게 원래 그런 거잖아. 편집의 마술.

-이 정도면 편집의 마술이 아니라 시나리오가 구멍투성이라는 걸 고백하는 거라고욧. 이상한 게 또 있어요. 제가 만약 그 시대에 살게 되면 제 얼굴과 똑같은 써로게이트는 안 쓸 거예요. 이왕이면 몽고메리 클리프트 얼굴에 펠프스 몸매에 브래드 피트 엉덩이를 조합한 써로게이트를 만들어서 쓸 거라고요. 근데 왜 다들 더 젊고 머리숱 많은 자기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건지. =그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서.

-엥. 영화에는 그런 말 안 나오던데요. =그러니까 아까 말했잖아. 영화란 게 원래 그렇다고. 편집의 마술.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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