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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scope] 눈물나게 푸르른 20대
사진 오계옥김성훈 2009-11-10

봉태규·이영훈 주연의 청춘영화 <청춘그루브> 촬영현장

어느 해체된 그룹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는 것 같다. 다만, 장르가 힙합이라는 점이 낯설게 느껴진다. 10월18일, <청춘그루브>의 두 주인공인 래퍼 창대(봉태규)와 민수(이영훈)가 ‘타협’을 하기 위해 만났기 때문이다. 타협은 불의에 저항하고 출세와 담 쌓는 힙합과 가장 거리가 먼 단어, 아니던가. 그런데 과거에 무슨 사연이라도 있었는지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서로를 집어삼킬 듯이 설전을 벌인다. 그야말로 말 하나 잘못 나왔다간 주먹세례가 쏟아질 일촉즉발의 상황.

아니나 다를까. 한 CD를 흔들어 보이며 “이거 내가 만든 거”라는 창대에게 민수가 한마디 하면서, 우려했던 일이 터진다. “그걸 누가 아는데?” 순간 레스토랑 안은 전쟁터로 변한다. 이성을 잃은 창대의 발길질에 테이블 위의 부리토는 민수의 옷에 튀기고, 의자는 순식간에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난장판도 이만한 난장판이 따로 없다.

“부들부들 떨다가 노려볼 때 한 템포 빨리 움직여요”라며 신인 변성현 감독은 봉태규에게 전 테이크와 다른 리듬을 요구한다. “컷들을 이어붙였을 때 전형적인 싸움 느낌을 피하기 위해서”란다. “보통 다른 장면들은 콘티대로 찍는데, 이 장면만큼은 콘티처럼 가지 말자고 했다”는 감독은 “태규씨한테는 ‘캐릭터를 새로 만들 것’을, 영훈씨한테는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힙합 의상을 비롯해 매서운 눈매,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을 한 봉태규의 모습이 제법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내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내는 첫 영화”라는 봉태규는 “이 작품을 끝으로 앞으로 청춘영화는 안 할 것”이라 할 정도로 각오가 단단하다. 반면,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대사가 많다(웃음)”는 이영훈은 “시나리오 속의 캐릭터와 화면 속 내 모습이 굉장히 다른데, 솔직히 후자가 훨씬 나은 것 같다”며 현장의 흥을 돋운다. 테이블 뒤엎기를 세 차례 반복한 뒤, 감독의 OK사인이 지하 레스토랑 안을 쩌렁쩌렁 울린다.

“꿈을 이루든 다른 길을 선택하든 20대가 가진 욕망은 실패한 청춘이 아니”라는 변성현 감독은 “다소 어두운 이야기를 밝고 리듬감있게 풀어 제대로 된 청춘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다. 영화는 11월 말까지 촬영한 뒤, 내년 4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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