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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쏘우: 여섯번의 기회>의 직쏘
김도훈 2010-01-13

그러니까 인생 똑바로 살아

-대체 뭐가 불만이세요. =인터뷰 시작부터 예의가 좀 없네. 내가 이번에 새로 만든 트랩이 하나 있는데 말이야. 시험용으로다가….

-아니. 이건 제 불만이 아니고요. 네이버 지식인 질문이에요. “직쏘는 뭐가 불만인가요?”라는 질문이 있더라고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과거에 뭔가 실수를 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토록 잔인하게 찢어죽이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니냐는 거죠. =인생을 똑바로 살라고 충고해주는 게 그리 나쁜 일인가.

-인생을 똑바로 살라는 충고야 누구든 할 수 있죠. 주성철 기자 운동 좀 하고 살라거나, 이화정 기자 올해는 잡화 좀 그만 지르라거나, 강병진 기자 에로 케이블 그만 좀 섭렵하라거나. 뭐 이런 충고야 저도 당장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성철 기자를 독방에 가둬놓고 하루 종일 스테퍼를 밟게 만들 수는 없는 일 아니겠어요? 스테퍼 뒤에다가 자동 전기톱을 달아서 속도가 느려지면 몸이 반토막 나게 만들 수도 없는 일이고요. =왜 안돼? 그렇게 하면 되잖아. 주성철 기자 운동 좀 하라그래.

-에이. 인간에게는 도덕과 윤리라는 게 있잖아요. 운동 좀 안 한다고 저세상으로 보내버릴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내가 이 일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네.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나서 세상을 바라보니 말이야, 대부분의 인간들이 하찮은 일로 인생을 낭비하며 살더라고. 이거 얼마나 낭빈가. 깨달음을 얻으면 더욱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단 말이야. 나는 그런 인간들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한 걸세.

-그럼 차라리 선교활동을 시작하지 그러셨어요?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런 피켓 달고 명동에 나가서 소리치는 게 차라리 더 윤리적인 방법 아닙니까. =그게 윤리적이라고?

-흠. 흠. 뭐 딱히 윤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람 생명을 갖고 놀진 않잖아요. 게다가 이번 편에 나오는 살인이 제일 웃겼어요. 보험회사의 도움이 필요한 회원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회사 사장을 희생자로 만드셨는데요, 그게 그 사람 죈가요? 진짜 죗값은 막대한 돈을 들인 의회 로비를 통해서 전국민 보험제도를 실시하지 못하도록 막아온 다국적 제약회사와 공화당 노친네들이 받아야 하는 겁니다. 보험회사 사장은 법률과 지침에 따랐을 뿐이잖습니까. =그럼, 대신 조지 부시라도 트랩에 처넣었어야 하는 건가?

-차라리 그게 더 공평한 일 아니겠어요? 왜요? 조지 부시까지 건드리긴 겁나세요? =몰라 그런 건. 어쨌든 나는 내 눈에 보이는 놈들을 먼저 잡아들일 뿐이야.

-거참 이상한 사람일세. 이것 보세요. 사람을 죽이건 충고를 하건 뭘 하건, 좀 제대로 된 원칙이 있어야 보는 사람도 대충 수긍을 하죠. 이건 뭐 입맛대로 잡아다가 입맛대로 죽이면서 도덕군자인 양 지랄을 떨고 있으니 내가 화 안 나게 생겼어요? =점점 말이 짧아지네. 내가 이번에 새로 개발한 트랩이 있다고 아까 말했….

-트랩이고 뭐고 할 말은 좀 해야겠다. 이번 영화에서 너 뭐라고 그랬니. “그의 죄는 병이 있는 걸 알면서도 흡연을 계속한 거”라고? 이게 대체 말이 되니. 담배 좀 폈다고 명치를 쇳덩어리로 눌러서 죽이는 게 말이 되냐고. 너 무슨 익스트림금연운동협회에서 나왔니? =왜 그게 말이 안되니. 새해에는 담배 좀 끊고 건강하게 살라는 건데 그게 왜 말이 안돼.

-이보세요 직쏘 양반. 당신이 내 엄마유? 니가 내 어미야? 앞으로는 걍 금연 패치나 봉투에 넣어서 보내라규. 그리고 이왕이면 6편으로 좀 끝내슈. 지겨워죽겠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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