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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이 시대의 판도라, 아프리카를 보다
장영엽 2010-01-14

<세바스티앙 살가두: 아프리카 전>/2월28일까지/고양 아람누리 아람미술관/031-960-0180

세바스치앙 살가두, <파가라우 방목 캠프의 딩카족>, 남부수단, 2006

<아바타>에서 경이로웠던 건 제임스 카메론의 연출뿐만이 아니었다. 판도라 행성의 고대 식물과 그림 같은 동물들, 그리고 자연을 닮은 종족들 또한 눈이 시리게 아름다웠다. 이들이 어딘가 눈에 익었다면, 그건 우리가 아프리카를 알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판도라와 닮은 점이 많다. 가뭄, 빈곤, 기아로 고통받지만, 동시에 고대 식물과 희귀 동물이 존재하는 지구의 마지막 보루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전 매그넘 회원이었던 세바스티앙 살가두는 이 경이로운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물론 자연환경보다는 그 안의 사람들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그들의 눈빛이나 제스처가 워낙 악의없고 순박해서,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의 종족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자신을 환하게 내어놓는 ‘인간’을 본 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남부 수단의 딩카족을 만나고, 르완다의 마운틴 고릴라에 오르고, 르완다-콩고-우간다에 이르는 부비룽가 화산지대를 찾은 살가두는 이곳을 카메라에 담고 <창세기>(Genesis)라 이름지었다. 왜 그런 이름을 지었는지, 사진만 봐도 이해가 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살가두가 찍은 아프리카 사진 100점이 공개된다. <마타 차밭에서 일하는 아이>(1991)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파가라우 방목 캠프의 딩카족>(2006)의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특히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