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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준혁이와 함께, 한뼘씩 커나간다

쿨럭쿨럭. 찬바람을 좀 쐬어서. 신종플루는 걱정 안 해도 된다. 근데 카메라가 안 돌아가면 조금 피곤하다.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하나도 힘들지 않은데. 그러고보니 <지붕 뚫고 하이킥!> 촬영한 지도 벌써 4달이 지났다. 처음 오디션 볼 때 진짜 떨렸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시트콤을 만드는 감독님이란 생각에 신기하기도 했고. 지금은 김병욱 감독님께 예쁨받고 일하다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그 자신감으로 당당하게 연기한 덕에 시트콤도 유쾌하게 나오는 것 같다.

준혁과는 실제 속마음까지 닮았다. 나는 준혁이가 좋다. 등장인물 통틀어 제일 좋다. 준혁이를 제외한다면 지훈(최다니엘)? 만날 차 타고 다니니까. 난 고등학생이라 자전거 타잖아. 준혁의 연애 방식도 실제 내 모습과 비슷하다.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땍땍거리다가도 쩔쩔맨다. 이성이 마비되는 거지. 애교도 많은 편인데,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또 그렇게 못한다. 세경한테 하는 모습과 똑같다. 준혁의 생일날 세경이 피아노 가게에 들어가 피아노 연주하는 에피소드 있잖나. 실제로 무척 슬펐다. 촬영하는 며칠 동안 뜨겁게 사랑을 한 기분이었다. 사실 뜨겁게 사랑을 해본 적은 없다. 뜨거운 사랑앓이는 해봤지만. 연애할 때는 정음한테 하는 것과 비슷하다. 괜히 좋으면서 짓궂게 장난치고. 사랑엔 여러 가지 모습이 있으니까. 준혁, 세경, 정음, 지훈의 관계도 그렇다. 여기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지만 이들의 사랑을 사랑 그 자체로 봐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이상 어떻게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 내가 감독이라면 무조건 지금과는 반대로 준혁이 모두의 사랑을 받도록 그리겠지. 최다니엘이 정말 부럽냐고? 아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잖아. 분명한 건 준혁이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어린아이와 같았던 준혁이가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도 배운다. 준혁과 함께 나 자신도 조금은 성장한 느낌이다. 지금 내 앞에 대본이 있고, 카메라가 있으니까 마지막 순간까지 더 배우고 발전해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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