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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내레이션이 제일 쉽더라고요
김성훈 사진 오계옥 2010-02-26

<행복한 울릉인>에서 목소리 출연한 아역배우 남지현

<선덕여왕>의 어린 덕만답다.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줄 알고, 항상 해맑게 웃는 건 기본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완독할 정도로 판타지 장르를 사랑하고, 빅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열렬한 팬이다. 그러나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여느 성인배우 못지않게 진지하다. 아니, 오히려 더 어른스럽다. <행복한 울릉인>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주인공 상호 할아버지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래서인지도. 학교 수업과 드라마 준비 때문에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는 남지현을 만났다.

-다음주가 개학이라 바쁘다고 들었다. =학생이니까 당연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열심히 학교 다닌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말이다. 수학여행, 체육대회 등 학교 행사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그래서 친구들이 ‘연예인 같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그게 좋다. 친구들까지 나에게 거리를 두는 건 싫다.

-<행복한 울릉인>의 내레이션은 어떻게 맡게 됐나. =이 작품의 주인공인 상호 할아버지는 맑고 순수한 사람이다. 그래서 감독님은 내레이션을 어른보다는 어린이가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하셨고, <선덕여왕>을 보고 마음에 들었다며 제의를 하셨다. 나 역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작품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일단 재미있었다. 상호 할아버지가 밝고 귀여워서 보는 내내 즐거웠고 마지막 부분에는 좀 짠한 것도 있었고.

-목소리 출연이 처음이 아니다. <선덕여왕 메이킹 필름>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에 이어 <행복한 울릉인>이 세 번째다. =<선덕여왕 메이킹 필름>과 이번 작품은 내레이션이고,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은 더빙이다. 연기를 기준으로 보면 내레이션이 제일 쉽고, 더빙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연기는 그 중간이고. 내레이션은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하면 되는데, 더빙은 행동을 하는 연기와 달리 목소리만으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해야 해서 힘들다. 과장된 소리를 내야 하기도 하고. 이번에는 감정이 들어가면 들어가는 대로, 화면에 보이면 보이는 대로 편하게 했다.

-내레이션이 장면을 설명하기도 하고, 할아버지의 감정을 대신 드러내주기도 하더라. =기본적으로 작가님께서 써주신 대로 읽었다. 읽다가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건 어떠세요?’라며 여쭤보기도 했다. 그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괜찮다고 하시더라. 읽을 때는 이런 식이었다. 가령, ‘토끼가 다쳤습니다’라는 문장이 있으면 그대로 읽다가 마지막에 ‘아얏’ 하고 강조하는 식이다. 문장을 끊어 읽어야 할 부분도 신경썼다. 듣는 사람이 읽기 편하도록 문장마다 일일이 체크했다.

-‘할아버지는~’이라는 주어로 시작하는 문장이 반복된다. 은근히 중독되더라. =나한테는 할아버지니까. 그렇다고 ‘상호씨는~’ 그러면 더 어색하잖나. (웃음) 할아버지를 그냥 할아버지로 부르는 게 맞는 것 같았다. 내레이션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이 영화는 일기 형식이라는 거다. 남의 일기를 대신 읽어준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여기저기서 ‘2010 올해의 유망주’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데. =좋게 봐주셔서 항상 감사한다. 하지만 전작보다 더 잘해야 한다, 혹은 최소한 전작만큼은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출연할 때도 고민을 많이 했다. <선덕여왕> 때보다 잘하거나 그만큼은 해야 하니까.

-그래도 <선덕여왕>으로 단련돼서인지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그런가. 음. 원래 성격이 많이 망설이는 편인데, 막상 닥치면 앞만 보고 하는 면도 있다. 또 한 가지에 빠지면 거기서 헤어나오질 못한다. 그래서 엄마가 나더러 ‘두 가지 일은 동시에 못한다’고 하시더라.

-닮고 싶은 선배 여배우가 있을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선배님들이 연기를 정말 잘하신다. 그래서 한명을 정하지 못할 만큼 닮고 싶은 선배 배우들이 많다.‘나도 저만큼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많이 부러워하기도 하고. 한명만 정해놓고 그대로 따라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나도 언젠가 선배들처럼 연기를 잘하게 되겠지. (웃음)

-다음 작품 계획은 무엇인가. =2월 중순에 방영될 예정인 SBS 50부작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여주인공 아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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