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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에 간 팀 버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첫 공개
김용언 2010-03-02

일시 2월 26일 오후 2시 장소 CGV 왕십리

이 영화

결혼의 압박에 시달리는 19살 소녀 앨리스(미아 와시코우스카)는 흰토끼를 쫓다가 이상한 구멍 속으로 빠진다. 그녀는 어린 시절 이 구멍 아래 '이상한 나라'에서 즐거운 모험을 겪은 바 있지만 지금에 와선 그것이 모두 꿈이었다고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는 실재했고, 그곳의 주민들인 미친 모자장수(조니 뎁)울잠 쥐, 트위들덤과 트위들디, 체셔캣 등은 앨리스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독재자 붉은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의 공포 정치 때문에 황폐해진 그곳에서 앨리스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는다.

100자평

어쩌면 팀 버튼의 가장 큰 욕망은 ‘시각화’ 그 자체였을 것 같다(마치 피터 잭슨이 <러블리 본즈>에서 천국과 지옥 사이‘경계’ 공간에 집중하면서 절반의 실패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처럼). 그는 시계 보는 토끼와, 허공에 웃음만 남긴 채 사라지는 체셔캣과, 다소 소심하고 코믹한 하얀 여왕과, 몸이 켜졌다 줄어들었다 되풀이하는 앨리스라는 몇몇 강렬한 이미지들을, 말 그대로 책 속에서 튀어나오게 하려는 욕망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아름답고 다소 그로테스크하고 기괴하게 유머러스하다. 그러나 팀 버튼의 예전 영화들에 비하면 한없이 소프트하다. 게다가 19세기 영어의 끝없는 말장난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한국에서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이 그랬듯, 영화 버전에서도 비비꼬인 말장난의 은유를 전적으로 이해하긴 쉽지 않다. 덧붙이자면 애초에는 조니 뎁의 모자장수가 엄청난 기대를 모았지만, 영화상으로는 오히려 열등감과 고독으로 똘똘 뭉친 붉은 여왕을 열연한 헬레나 본햄 카터가 가장 눈에 띈다. 김용언 <씨네21>기자

<아바타>의 폐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대체 왜 이 영화를 3D로 만들어야 했냐는 것이다. 영화는 어느 모로 따져봐도 3D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입체효과 덕분에 근사해지는 장면도 없으며, 등장인물에 감정이입될 정도로 리얼한 상황 표현도 없다. 오히려 이 영화에선 팀 버튼의 원래 주특기였던 독특한 디테일과 색감이 볼거리이기 때문에, 2D로 감상했다면 더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색이다. 어른의 문턱에 다다른 열아홉살의 앨리스가 등장한다는 점은 신선했으나 영화는 토끼, 트위들디 등 원작의 개성있는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스리슬쩍 끼워넣은 모자장수와의 옅은 로맨스도 다소 어색하다. 아이들이 주요 타겟이었다면 할말은 없지만, 클래식의 재해석이라는 과제에서 팀 버튼이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음은 확실하다. 장영엽 <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