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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이것이 법이다>
2001-12-14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 정의감에 사로잡힌 경찰이 열심히 범인을 잡아오면 `빽'을 써서 나간다. 증거가 없다,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 등등, 이유는 붙이기 나름이다. 이런 시각 아래 경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는 주인공이 경찰 뱃지를 벗어던지면서 법절차 무시하고 스스로 범인을 처단하는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71년 영화 <더티 하리>가 그랬다. 다른 하나는 아예 사회의 악한들을 살해하는 조직이 경찰 안에 있고, 그 `과격한' 조직과 주인공 경찰이 맞서게 되는 것이다. 73년에 나온 `더티 하리' 시리즈 2편 <이것이 법이다>가 여기에 속한다.

민병진 감독의 <이것이 법이다>는 공교롭게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온 <이것이 법이다>와 제목과 이야기 기본 설정이 같다. 무죄판결을 받은 금융사기꾼, 증거부족으로 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강간살해범 등이 잇따라 살해되고 현장에서는 범인이 일부러 떨어뜨려 놓은 같은 문양의 카드가 발견된다. 다혈질의 봉 형사(임원희), 냉철한 엘리트형인 표 형사(김민종), 컴퓨터 전문가인 강 형사(신은경) 등이 한 팀이 돼 수사에 나서서, 법절차를 무시하고 악한들을 살해하는 `일심회'라는 조직에 다가선다.

논리적으로는 그럴 듯해 보이지만 실제로 `일심회' 같은 조직이 있을 수 있을까. 실제로도 있을 법해 보이게끔 포장하는 게 이런 경찰 영화의 몫이라면, <이것이 법이다>는 포장이 서툴러서 이야기에 실감이 덜 살아난다. 중간에 끼어드는 멜로와 유머도 겉돈다. 무엇보다 답답한 건 `일심회'에 대해 영화가 아무런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21일 개봉.

임범 기자 is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