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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의 또 다른 해석, <방자전> 첫 공개
이영진 2010-05-26

<방자전>

일시 5월25일 화요일 오후2시 장소 왕십리CGV

이 영화 몸종 방자(김주혁)는 이몽룡(류승범)을 따라 청풍각에 들렀다가 기생의 딸 춘향(조여정)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자신의 주인이 점찍은 여자이니 말조차 건넬 수 없는 터. 마음 고생 끝에 방자는 전설의 연애고수 마노인(오달수)의 도움을 얻어 춘향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결국 으시대는 이몽룡을 제치고 춘향의 마음을 얻는다. 한편 방자의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한 춘향은 제발로 찾아든 신분상승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춘향은 방자의 묵인 하에 한양으로 떠나기 전 이몽룡으로부터 정인약속을 받아낸다. 그로부터 몇년 후. 달콤한 사랑을 나누던 방자와 춘향은 이몽룡의 과거급제 소식을 듣게 되고, 둘의 관계 또한 위기에 봉착한다.

100자평 <음란서생>이 이야기에 눈뜬 남자의 행복에 관한 묘사라면, <방자전>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인정투쟁이다. 김대우 감독은 <춘향전>이란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 속에서 다른 이야기를 찾아내려 고심했다. 이를 단순히 <춘향전>에 대한 재해석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방자전>은 <춘향전>의 기본설정을 고스란히 두고, 그 뒤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신선한 재미이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원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박은 종종 무리한 전개로 나타난다. 캐릭터들이 부대끼면서 재기발랄한 웃음을 드러내던 전반부에 비해 순애보적인 결말로 진행되는 후반부는 다소 맥이 풀린다. 그럼에도 극중에서 마노인을 연기하는 오달수와 변학도를 맡은 송새벽의 연기는 <방자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발군의 웃음이다. <음란서생>의 장점과 단점이 <방자전>에도 그대로 있다. 강병진 <씨네21> 기자 춘향전을 새롭게 해체한 자유분방한 감각이 돋보인다. PD수첩의 이른바 ‘떡검사’ 편의 조선시대 버전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과거와 현재를 거침없이 뒤섞는 솜씨도 좋다. 그렇게 김대우 감독은 두 편의 사극을 통해 익숙한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코믹한 감각을 뽐냈지만 실상 그의 관심은 유머보다는 진중한 멜로드라마 쪽이다. 그는 ‘한국의 제임스 아이보리’라는 평가가 가장 듣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주성철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