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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돌고래를 안 죽이면 되잖아
이화정 2010-06-15

일본 우익단체 다큐멘터리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개봉 저지 운동

다큐멘터리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일본 개봉이 난항에 빠졌다. ’민간우파’ ’신보수’ 등의 일본 우익단체들이 이 영화를 반일영화로 규정, 상영 저지 운동에 나섰다. 우익단체가 배급사 사장 자택까지 찾아가 항의를 하는가 하면, 상영극장 주변에선 연일 반일영화 상영 저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배급사는 “이미 3개월 전부터 상영 반대를 권고하는 익명의 전화에 시달려왔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더 코브…>는 일본 작은 마을 다이지에서 자행되는 돌고래 학살을 그린 다큐멘터리. 수위가 높은 고발로 제작 단계부터 어부들의 테러와 물리적 위협에 시달려왔다.

이달 26일부터 26개관 개봉을 목표로 했던 <더 코브…>의 상영은 도쿄의 메인상영관인 ’시어터 N 시부야’의 상영 취소를 시작으로 확산되고 있다. 애초 상영을 강행하겠다는 배급사가 사태가 이 지경이 되자 백기를 든 상태. 상영을 철회한 해당 극장들은 “평화로운 영화 관람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상영시 관객의 안전 보장도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상영 취소 이유를 들었다. 상영 반대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감독 루이 시호요스와 영화에 출연한 전직 돌고래 조련사 릭 오배리가 지난 8일 일본을 방문했다. 이들은 영화가 ‘일본 전체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닌 일부 그릇된 집단에 대한 것임’을 일깨웠다. 앞서, 일본 언론인 영화감독 55인이 표현의 자유를 들며 상영 요구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우익단체들의 상영 반대 운동은 비단 이번 경우에 국한되지 않는다. 2008년 다큐멘터리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적인 존재인 야스쿠니 신사의 폐해를 그린 리잉 감독의 다큐멘터리 <야스쿠니> 역시 우익단체의 협박과 개봉 반대 등으로 비슷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상영 취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개봉한 <야스쿠니>는 일본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진실을 알리려는 <더 코브…>의 움직임 역시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