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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내가 사또가 된 이유를 알려듀마
주성철 2010-06-16

<방자전>의 변학도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부임하신….

=안거! 인나! 안거!

-갑자기 왜 그러시는지.

=아니 뭐 별건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거다고 인터뷰하기 전에 몸도 좀 풀고 뭐 그러잔 얘기거든? 뭐 딱히 기분 나쁜 게 있는 건 아니고, 뭐 그런 오해를 할 필요도 없고, 그러니까 그게 90도로 인사를 안 해서 그렇다기보다 또 뭐 여기자가 안 나와서 그런 것도 아니고, 하여간 니 얼굴이 내 마음을 좀 뭐 불편하게 하는 뭐 그런 게 있거든?

-정말 죽을죄를 졌습니다. 새로 부임하신 사또님도 몰라보고 다시 정식으로 큰절 올리겠습니다.

=그럴래? 내가 뭐 꼭 절을 받으려고 그런 게 아니라는 건 너도 알 거야. 너 자꾸 그러면 내가 진짜… 좋다.

-이번에 새로 부임하시고 어떤 정책을 펴실 건지 많이들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난 목표가 뚜려대(뚜렷해). 너도 잘 알 거야. 요즘 전국적으로 사또 스폰서 문제가 말이 아니거든? 부산에 박기준 사또라고 내가 걔랑 좀 친한데 애가 너무 예의가 없어.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렇게 백성한테 막말하면 안되지. 그리고 금전적인 지원을 받더라도 검소하게 2차로 만족해야지 3차, 4차는 내가 봐도 좀 과한 면이 있거든.

-정말 사또 성접대 문제가 요즘 시끌시끌하더라고요.

=난 휴가 때 제주도에서 섬접대 받고, 내가 총각이라고 선 좀 보라고 해서 선접대 받은 적은 있어도 성접대는 받은 적 없어. 기생 중에 하나가 너무 피곤하다고 해서 건넌방에 들어가서 손만 잡고 잔 적은 있어도.

-다른 사또님들이 변 사또님만큼만 해도 좋을 텐데요.

=그렇지? 너 참 마음에 들어버리네. 예전에 비하면 별로 해처먹는 것도 없는데 스폰서가 어떻고 성상납이 어떻고 참 피곤한 세상이거든. 그런데 이 고을 진짜 엉망진창이야. 난 그냥 춘향이하고 그네 한번 타보려는 거뿐인데 사람들이 너무들 그러거든. 진짜 난 여자랑 노는 거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야. 춘향이가 아주 독득한(독특한) 기술이 있다고 해서 그걸 내가 궁금해할 사람도 아니고. 아 정말 왜 이렇게 사람들이 나를 몰라주냐.

-춘향이가 그렇게 매력적인가요?

=아 &#46273;지(죽지) &#46273;어(죽어). 난 춘향이가 나한테 따디는(따지는) 게 왜케 좋냐. 만나거든 대신 내 얘기 좀 전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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