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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승] 사회파 감독도 괜찮을 듯
이주현 2010-07-12

제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 작품상 수상한 이용승 감독

“세무서 사무실에서 잠깐 일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유학생 한명을 만났다. 험상궂게 생겨서 처음엔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런던대학 유학생이라는 말을 들으니 친해지고 싶더라.” 제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런던유학생 리차드>는 이용승 감독이 과거 “부끄러웠던” 기억을 소재 삼아 만든 28분짜리 단편이다.

<런던유학생 리차드>는 세무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동석이 원치 않은 허드렛일인 ‘서류 작업’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동석보다 먼저 서류 작업을 맡아 하던 리차드는 자신을 런던 유학생이라고 소개하지만 실은 나이트클럽 ‘삐끼’다. 동석은 나이와 신분을 속인 리차드에게 모종의 굴욕을 당하지만 이내 반격에 나선다. 세무서 주임에게 리차드의 신분을 일러바친 것. 진실을 알게 된 세무서 주임은 리차드를 대놓고 무시하기 시작한다.

이용승 감독은 “경쟁력없는 청춘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소외되고 고립되는지 묘사하고 싶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경쟁력없는 청춘은 88만원 세대의 다른 이름이다. “내 친구들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사실 경쟁은 피곤한 것 아닌가. 88만원 세대의 피곤함이 영화에서 현실감있게 전달됐으면 싶었다.” 이용승 감독은 중앙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영상자료원에서 일하고 있다. 직장인이 됐다고 영화에 대한 꿈을 접은 것은 아니다. “자유롭게, 용기있게 사회를 향해 문제제기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사회파 감독을 꿈꾸느냐고 물었더니 “내 깜냥에 무슨…”이라며 쑥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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