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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스타2’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12년 만의 컴백,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정말 오랜 시간의 기다림이었다. 지금까지 게임 역사에서 속편이 나오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게임이 있었을까? 과연 무슨 게임이기에? 남녀노소, 인종과 환경을 뛰어넘은 국민적 게임 <스타크래프트> 말이다. 그 속편인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StarCraft2: Wings of Liberty, 이하 <스타크래프트2>)가 오픈베타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오픈베타라니? 오픈베타는 정식 패키지 게임에서 흔한 사례는 아니다.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만 통용됐던 것.

오픈베타 실시 두고 유저들 볼멘소리

<스타크래프트2>는 엄밀히 말해 온라인 게임이 아닌 패키지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패키지로 판매되는 것도 사실. 국내에서의 마케팅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른바 패키지 자체를 구성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만 게임을 구입하도록 한 것이다. 물론 패키지가 없기 때문에 실물로 만져볼 수 있는 박스나 CD, DVD, 매뉴얼이 있을 리 없다.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를 기다려왔을 많은 유저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물론 싱글플레이보다 베틀넷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블리자드는 패키지 대신에 또 다른 방식으로 <스타크래프트2>를 플레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같은 회사에서 운영 중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일명 와우의 온라인 계정을 구입하여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에게 <스타크래프트2> 계정을 활성화시킨 것. 즉, 와우를 하는 유저는 <스타크래프트2>도 할 수 있다. 이런 독특한 방식은 기존 와우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에게는 환영받지만 단지 <스타크래프트2>만 생각하던 고객에게는 해당사항이 아니다. 즉, <스타크래프트2>만 구입하고자 하는 일반 유저의 입장에서는 패키지 없는 게임을 패키지에 준하는 가격으로 구입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 1편으로 짭짤한 재미를 본 블리자드에서 한국시장을 특별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불법 복제에 의한 유통을 염려한 것인지, e스포츠강국에서 <스타크래프트> 1편보다 더 큰 재미를 보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다.

롤플레잉, 한글화 등으로 재미 배가

유저 입장에서 다소 안타까운 블리자드의 국내 마케팅 정책과 다르게 게임 자체는 훌륭하다. 특히 기존 1편에서 온전하게 전략 시뮬레이션으로의 모습만 보여줬다면 2편은 롤플레잉 같은 성장 시스템을 도입했고 미션을 완수한 뒤에는 적절한 동영상으로 재미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한글화, 게임 자체에 녹아 있는 한글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물론 전편에서 이어지는 스토리 역시 단순한 전략 시뮬레이션으로만 보아왔던 <스타크래프트>에 숨어 있던 가슴 절절한 숨겨진 이야기들도 볼 만하다.

싱글 플레이의 게임성도 상당하다. 앞서 언급한 성장의 개념은 물론이거니와 전작에서 보아왔던 각 캐릭터들의 새롭게 변화된 모습, 3D로 표현된 디테일한 그래픽(사실 저그의 그 징그러운 느낌과 테란의 메커닉한 분위기에 비해 프로토스가 다소 밋밋하기는 하다)은 몰입도가 대단하다. 블리자드의 입장에서는 1편에서의 정통성을 유지하며 2편다운 새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 고민의 답은 종족별 개성을 더욱 확실하게 하는 것. 종족마다 개성있는 유닛을 배치하고 종족이 가지는 특별한 기능, 빌드에서의 차이도 있어 독자적인 개성을 확보하게 됐다. 물론 그렇다고 게임의 구성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1편에서 2D 모습과 2편에서 3D로 구현된 화면 시점이나 구성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유닛이나 건물, 기능에 대한 요소들에 본격적인 3D 요소가 도입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1편이 워낙 수작일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있는 유저, 혹은 즐겼던 유저들을 모두 포용하려는 제조사의 타협점일 것이다. 물론 1편이 어느 정도의 수작인지 알려주는 예라고도 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의 경우 현재까지는 종족별 상성이 큰 문제없이 맞아떨어진다고 유저들은 말한다. 그러나 달라진 점은 기존 1편에서의 상성이 2편에 비해 굉장히 가벼웠다는 점이다. 2편의 상성은 유닛과 유닛간의 관계가 분명해 컨트롤이나 수적인 우세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 많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추후 멀티플레이상에서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즉, 1편에서의 전술적인 특징은 2편에서 (당연하겠지만)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스타크래프트2>는 오픈베타 상태이긴 하지만 싱글이나 멀티 플레이 모두 가능한 상태. 오픈베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많은 유저들은 그 기간이 되도록 길어지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비록 마케팅에 의문은 있지만 <스타크래프트2>의 파급력은 대단하다. 벌써 <스타크래프트2>로 인해 관련 제품, PC부품 시장이 술렁이고 있기 때문. 과연 <스타크래프트> 1편과 같은 파급력을 가지며 오랜 시간 장수할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자체만 놓고 본다면 굉장히 잘 만들어진 성장형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아직 오픈베타 기간은 남아 있다. 1편을 즐기고 있거나 아니면 1편에 흠뻑 빠져든 과거가 있는 유저들은 빨리 베틀넷에 접속하길 바란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