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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이슈] 지지기반 사회
김소희(시민) 2010-10-18

미국의 한 연구팀이 조사 대상자의 이념 성향을 알아보려고 나눈 좌파(평등주의적/공동체지향적), 우파(위계지향적/개인주의적) 구분이 흥미롭다. 이 구분만 보면 적어도 정치는 좌파들이 할 일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요즘 ‘왼방향 득템’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복지행정’에 머물지 않고 국민 다수의 고용·보육·의료·주거 등 ‘보편적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당헌에 담았고,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은행 수익의 10%를 서민대출에 쓰도록 하는 방안을 밀어붙였다. 각각 ‘중도개혁’에서 ‘진보’로, ‘보수’에서 ‘중도보수’로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 사실 체제를 유지하고 안정시키는 일은 보수 혹은 우파들의 몫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골치 아프게도 진보 혹은 좌파들의 몫이다. 난 ‘무상교육’ ‘무상의료’ 깃발이 왜 엉뚱한 진영에서 나부끼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보수 혹은 우파들이 북한 정권의 ‘붕괴’를 왜 저리도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평양 시민들이 잘 먹고 잘 노는 모습을 서방 언론에 작정하고 내보인 북한 뉴스를 보았다. ‘개인적으로 세습에는 반대하지만 내부 사정 때문에 그랬을 것이며 북한 주민들이 윤택하게 살게 했으면 좋겠고 해외에서 필요하다면 도울 것’이라는 요지로 김정남이 한 말 외에 남쪽 사람인 내가 무슨 말을 더 할까. 적어도 민주노동당보다는 김정남이 더 솔직하고 알아듣게 얘기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는 민주노동당의 “판단과 선택”을 존중하지만, 이정희 대표의 생각은 몹시 궁금하다. 당의 지지기반과 이정희의 지지기반은 같고도 다르니까.

일자리의 질을 낮춰서라도 고용률을 높이겠다는 정부 계획에도(내용인즉 멀쩡한 일자리 하나를 노인과 청년이 나눠 갖고 파견 업종을 확대해 불완전 노동이나마 수치상 대폭 늘리겠다는 것), 비닐하우스가 있건 문화재가 묻혔건 빨리 4대강 준설토를 농지에 덮어 처리하라는 농어촌공사 사장(이 대목이 정말 기막힌 노릇이다) 명의의 공문에도, 보이는 건 ‘속도’뿐이다. 산업기반 사회에서 지식기반 사회로 넘어왔다면서. 대체 ‘누구 (보기만) 좋으라고’ 내놓는 정책이니. 꼬박꼬박 밥 벌고 아프면 치료 받고 애들 교육시키는 최소한의 ‘지지기반 사회’가 절실하다. 그나마 이런 유의 발언을 해주는 요즘 ‘영향력 있는’ 이는 월화수목 드라마에서 만나는 두 ‘대물녀’뿐이다. 정서적 지지는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