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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모과이 공연실황? 오, 음악영화!

9회 팝 몬트리올 페스티벌에서 발견한 필름팝 <모과이?: 버닝?>

포스트 록의 대표주자, 모과이의 2009년 미국투어 중 브루클린 공연실황을 담은 <모과이?: 버닝>

올해로 9회째를 맞는 팝 몬트리올 페스티벌은 음악과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한, 또 그런 사람들을 위한 축제다. 5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 5개 섹션(필름팝, 푸스팝(puces pop) , 아트팝, 심포지엄, 키즈팝)으로 알차게 구성된 축제는 늘 서늘한 가을이 시작되는 시기에 즐길 수 있다. 축제의 이름은 ‘팝’이지만 뮤지션의 이름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본제이(Bon Jay) 등 로컬 인디 뮤지션을 비롯해 이미 유명한 슈슈(XiuXiu), 반다이크파크스(Van Dyke Parks)의 이름도 볼 수 있다. 팝 몬트리올 페스티벌은 팝이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여러 장르 뮤지션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축제이며 특히 인디 음악인들에게 관심이 많다. 공연장소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성당, 박물관, 펍, 콘서트장은 물론, 옷가게에서도 공연을 볼 수 있다. 축제의 마지막 날은 베개싸움 챔피언전으로 마무리된다. 챔피언전이 이루어지는 카페캠퍼스는 클럽 혹은 공연장인데, 올해는 팝 몬트리올과 맞물려 흥미를 더한다. 오직 여자들만이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데 언니들의 베개싸움이라고 우습게 봐선 큰코다친다. 프로레슬링 못지않게 과격하다.

이 모든 섹션 중에서 늘 많은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섹션은 필름팝(film pop)이다. 팝 몬트리올이 개최된 지 2년 뒤에 만들어진 이 섹션은, 가장 인기있는 섹션으로 성장했다. 여러 나라 재능있는 감독들의 뮤직비디오부터 단편영화까지, 놓칠 수 없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뮤직비디오와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됐다. 그중 주목할 만한 영화는 프랑스 감독 빈센트 문(본명은 매튜 사우라)과 너새니얼 스쿠아낙이 공동연출한 <모과이?: 버닝?>(Mogwai?: Burning?)이었다. 모과이는 세명의 기타리스트로 구성된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포스트 록의 대표주자다. 음악은 음산하기 그지없으며, 그래서인지 밴드명도 광둥어로 ‘악마’라는 뜻이란다(영화 <그렘린>의 ‘모과이’와 같은 의미다).

<모과이?: 버닝?>은 모과이의 2009년 미국투어 중 브루클린 공연실황을 담은 것으로 올해 2월 글래스고필름페스티벌에서 처음 상영됐다. 그런데 이건 단순히 공연실황을 담은 영상물이 아니라 하나의 짧은 음악영화다. 영상은 흑백으로 처리되어 음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거친 화면은 일종의 누아르영화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상영되는 45분 동안 현장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특히 영화가 상영되는 우크라이나 페더레이션 건물과의 조합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역사적인 건물 안에서 상영되는 포스트 모던 록의 음악영화라니! 영화는 페스티벌과 함께 막을 내렸지만 모과이는 어디선가 또 음악을 연주할 것이고, 빈센트 문은 또 어디선가 뮤지션들과 영화를 만들고 있을 거다.

길 위에서 영화를 찍을 때 가장 행복해

공동연출자 빈센트 문 감독 인터뷰

-영화를 찍게 된 계기를 말해달라. =처음 의뢰가 왔을 때 일본에서 찍기로 했었다. 결과적으로 브루클린에서 3일 동안 찍었지만 말이다. 일본 갈 생각에 들떴었지만 결국 중요한 건 모과이라는 밴드를 어떻게 찍을 것인가였다.

-모과이와의 작업은 어땠나. =모과이의 콘서트를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연주를 보는 것보다 음악과 감정에 빠진다. 나 역시 여러 번 그들의 공연을 보았지만 눈을 감고 있을 때가 더 많았다. 영화를 만들기로 했을 때 그 감정을 어떻게 이미지로 표현할까를 많이 고민했다.

-너새니얼 스쿠아낙과 공동작업이다. =사운드를 어떻게 이미지로 표현할까 고민하던 차에 오랜 친구인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와의 작업은 최고였다! 편집방식과 흑백의 아름다움…. 굉장히 추상적인 것이 모과이의 그것과 닮았다.

-당신에게 영화작업이란. =뮤지션들과 작업할 때는 음악이 먼저다. 영화를 찍는다는 생각보다 상호소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만나는 사람들을 찍는 데 더 열정을 가진다. 길 위에서 영화를 찍는 것, 그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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