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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의 가상인터뷰] 절실하게 원하는 소의 백스텝
주성철 2010-11-10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선호

-안녕하세요. 저기 잠시 검문 있겠습니다. 이것 보세요 아저씨. 거리로 소를 끌고 나오시면 어떡합니까.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소 데리고 외출은 자제해주십시오. =맞아요. G20인가 뭔가 온 세계가 쥐켜보고 있죠. 그래서 요즘 그놈의 쥐가 말썽이라 제가 직접 소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는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그놈의 더러운 쥐새끼들 다 잡으려고요.

-정말 큰일날 소리하시는군요. 요즘이 어떤 세상인지 모르시는군요. 계속 이러시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G20 기간을 전후로 해서 위대하신 각하를 상징하는 영험한 동물인 쥐를 비하하는 그 어떤 글이나 말도 즉결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한해서는 당사자에게 의무적으로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엄중히 경고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에요. 청년실업에 일거리는 없고, 고향 가서 농사지으며 시 쓰고 사는 것도 못해먹을 짓이에요. 어제는 오랜만에 극장가서 중국 최고 흥행작이라고 하는 <대지진>을 보려고 했더니 포스터 제목도 다 <대쥐진>으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정말 너무한 거 아닙니까.

-G20 기간을 전후해서 모든 공문서와 상품명, 영화제목 등의 ‘지’자를 모두 ‘쥐’로 바꾸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모두 각하의 뜻입니다.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정말로 <불량남녀> 포스터 보니까 다 엄쥐원이라고 돼 있더라고요, 참 내. 그럼 <돈 쥐반니> 같은 외화나 김종관 감독의 <쥐금만 더 가까이>는 도대체 왜 그런 겁니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배우도 앞으로는 안젤리나 쥘리라고 해야겠군요. 그건 그렇고 극장 앞에서 쥐포는 또 왜 안 파는 거예요? 차라리 국민들을 쥐겨주세요. 대한민국의 주권은 쥐권이로군요 젠장.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으니까, 제발 조금만 참으시라고요. =그게 아니고 전 정말 돈이 없어서 이 소를 팔아야 한다고요. 근데 요즘엔 제값도 못 받고 미치겠어요. 오죽하면 거리로 데리고 나왔겠습니까.

-우리가 어떡하느냐에 따라서 국가 서열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소는 안 팔려도 걱정하지 마시고요. 미국 쇠고기를 드세요. 아주 맛있습니다. 그러니 빨리 소는 데리고 들어가세요. 이런 식으로 국격을 떨어트리면 안됩니다. =국격? 그분의 얼굴 규격이 제대로인지 그것부터 따지고 싶네요. 젠장, 다들 G20 때문에 난리니 그럼 도대체 소는 누가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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