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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웃기고 화끈하게 컴백

RPG <페이블3>

철학자 스피노자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게임 <문명>앞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세기를 관통하는 철학자의 말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이 엄청난 게임은 세계 3대 게임 개발자 중 한명인 시드 마이어에 의해 탄생한 게임. 그렇다면 3대 게임 개발자, 나머지 두명의 게임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시드 마이어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명은 <울티마> 시리즈로 유명한 리처드 게리엇, 그리고 <던전 키퍼>로 유명한 피터 몰리뉴다. 얼마 전 ‘우주먹튀’ 논란을 일으키며 엔씨소프트와 300억원대 소송에서 승소하고 사라진 리처드 게리엇은 돈 세기에 바쁜지 활동이 뜸해졌다. 반면 피터 몰리뉴는 온몸으로 비난을 받았던 <페이블> 시리즈의 최신작 <페이블3>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사실 <페이블>이 엄청난 ‘자유도’를 가졌다는 피터 몰리뉴의 입방정으로 기대를 모았던 게임이어서 그렇지 사실 혹평받을 만한 게임은 아니었다(실제로 엄청난 자유도는 없었기 때문).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다시 돌아온 <페이블3>는 많은 부분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시리즈가 표방하는 높은 자유도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페이블3>에서도 게임을 관통하는 주요 장치로 구현되었다. <페이블>은 엘더스크롤이나 GTA 같은 자유도를 말하지는 않는다. 주인공이 나이를 먹는 시간의 개념, 게임 내 모든 인물과 대화할 수 있으며 인물들과의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나’의 정체성(결혼도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을 보았을 때 선택에 따른 결과. 악마가 되거나 영웅이 되거나 그것은 모두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설명만으로는 다소 지루한 게임이라 여겨질 수 있으나 주변 인물들의 과장된 동작과 대화는 개그쇼를 뺨치는 수준, 성인들만이 즐길 수 있는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전 시리즈에서 보강된 전투시스템은 더욱 효율적이며 빨라져서 사용자의 피드백이 잘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매끄러운 연출과 화려한 특수효과는 기본, 기존 <페이블> 시리즈로 불명예를 떠안았던 피터 몰리뉴의 회심의 역작은 <페이블>이 아닌 <페이블3>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