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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미국·영국 팝 아트의 악동들
장영엽 2010-11-25

<톰 웨슬만: Form, Fantasy, and the Nude전>, <개빈 터크 개인전>

톰 웨슬만, , 1984-93, oil on canvas on board with working TV, 104.6x 152 x 55.8

<톰 웨슬만: Form, Fantasy, and the Nude전> 12월29일까지 | 송은 아트스페이스 | 02-527-6282 <개빈 터크 개인전> 12월12일까지 | 박여숙화랑 서울 | 02-549-7575

올겨울 한국 미술계의 키워드는 단연 ‘팝 아트’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중·일 작가 42명의 팝 아트 작품을 소개하는 <메이드 인 팝랜드전>이 열리고, 지난 2004년 타계한 팝 아트 작가 톰 웨슬만과 현재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의 팝 아티스트 개빈 터크의 개인전이 줄줄이 포진해 있으니 말이다. 그중 팝 아트의 전성기인 1960년대를 풍미한 톰 웨슬만과 yBa(영 브리티시 아티스트)의 악동 개빈 터크의 전시를 소개한다.

톰 웨슬만의 작품은 관능적이고 관음적이다. 그는 블론드와 붉은 입술로 대변되는 미국적인 미인의 이미지를 작품에 즐겨 차용했는데, 마치 보란 듯이 여인의 젖가슴이나 벌어진 입, 붉은 매니큐어 사이로 새어나오는 담배 연기 등을 부각한 작품들을 만들었다. 웨슬만은 그런 방식으로 광고나 드라마 등의 미국 대중문화가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표현했고, 앤디 워홀과 더불어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뉴욕 팝 아트 미술계를 선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사물을 배경 삼아 침실에 누워 있는 여인을 그린 <Bedroom Painting>시리즈와 담배 피우는 여성의 붉은 입술과 매니큐어를 강조한 <Smoker> 시리즈, 바다와 여인의 나체가 어우러진 <Seascape> 시리즈 등이 소개된다. 특히 웨슬만의 독창적인 ‘변형 캔버스’에 주목할 것. 여성의 가슴 라인을 따라 커팅된 작품이나 입술 모양으로 잘린 알루미늄 캔버스는 보는 이의 상상력과 관음증을 자극한다.

개빈 터크, , 2007, Silkscreen on paper, 70 x 70

개빈 터크는 영국 현대미술계의 악동들을 모아놓은 yBa(데미안 허스트, 마크 퀸, 트레이시 에민 등이 속해 있다)의 일원이다. 그는 로열 컬리지 오브 아트의 졸업전시에 “개빈 터크/조각가/여기서 작업하다 1989-1991”라는 기념패만을 달랑 내놓는 ‘사고’를 쳐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위를 받지 못한 채 학교생활을 마감했다. 이러한 그의 악동 기질만큼 터크의 작품도 짓궂다. 그가 가장 존경한다는 앤디 워홀처럼 터크는 위장과 복제를 통해 오리지널리티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 능하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Pop>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섹스 피스톨스’ 멤버 시드 비셔스로 위장해 프랭크 시내트라의 <My Way>를 엘비스 프레슬리의 포즈로 부르는 밀랍인형을 만들었다. 그 인형의 얼굴은? 개빈 터크 그 자신이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체 게바라, 엘비스 프레슬리, 요셉 보이스의 모습으로 위장한 개빈 터크를 실크 스크린(앤디 워홀 스타일의) 기법의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