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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애니스톤] 현대여성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찍었다
장영엽 2010-12-09

<스위치>의 제니퍼 애니스톤 서면 인터뷰

제니퍼 애니스톤. 이 생기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옆집의 아가씨’(애니스톤의 애칭이다)는 언제부턴가 ‘비운의 여인’으로 더 자주 불렸다. 우리 모두 그 시점을 알고 있다. 세기의 커플로 불렸던 브래드 피트와 이혼을 발표하고, 바로 그 피트가 안젤리나 졸리와 재빠르게 연애를 시작하던 그때부터다. 제니퍼 애니스톤이 <스위치>의 캐시를 선택한 건 그래서 놀랍다. 캐시는 즐겁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남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아이를 낳기 위해 인공수정이란 방법을 선택해 유전자 좋은 정자를 물색한다.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으며 똑 부러지게 살아가다 결국 사랑까지 얻는 역할은 애니스톤이 자신을 둘러싼 온갖 루머에 던지는 일침 같다. 그녀가 차린 제작사 에코필름의 첫 작품이기도 한 <스위치>에 대해 서면으로 질문을 던졌다.

-<스위치>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우연한 기회에 <미스 리틀 선샤인> <콜드 마운틴> 등을 제작한 앨버트 버거와 론 예르사를 만났다. 그들은 첫 미팅에서 나에게 <스위치>가 미국사회의 내면을 담은 코미디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가 맡게 될 캐시는 고등교육을 받은 커리어우먼으로서 직업과 결혼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데, 그런 모습이 현대의 성공한 여성들이 쉽게 느끼는 고민 중 하나라고 말하더라. 이들의 뚜렷한 주관이 마음에 들었고, 시나리오도 그만큼 만족스러웠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멋진 여성을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스위치>를 거절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출연 소식을 듣고 좀 놀랐다. 당신을 둘러싼 여러 루머가 있었고, 그중엔 아이를 임신했다는 루머도 있었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내가 낳은 애가 이미 13명쯤 있어야 한다. 나는 타블로이드가 말하는 것에 최대한 영향을 받지 않으며 역할을 선택하려 한다. 만약 내가 그들의 말에 신경을 썼다면 나는 정말 혼란스러웠을 거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는다. 그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니까.

-기자회견에서 “가정을 이루는 데 남자가 꼭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이 화제가 됐는데. =현대사회는 많이 바뀌었다. 이제 20대에 아기를 낳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예전에는 아이를 갖기에 나이가 많거나 불임이라면 쉽게 포기했겠지만 요즘은 그런 상황에 처하더라도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는 수많은 대안들이 있다. 이건 실로 엄청난 변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스위치>에서 캐시를 연기하며 다시 한번 나의 인생관이나 연기경력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렇게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배역은 나에게도 처음이었다.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낳는 여성으로의 몰입은 수월하던가. =솔직히 나는 캐시가 아이를 인공수정으로 낳겠다는 마음이 100% 이해되지는 않았다. 내가 종종 굉장히 현대적이고 진보적인 여성으로 가십에 오르내리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외부에서 보여지는 만큼 그렇게 발전적이고 활달한 성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시를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시나리오 덕분이다. 그녀가 진심으로 남자보다 아이를 원한다는 점이 나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런 행동들이 오늘날의 많은 여성들을 대변한다는 점을 생각하며, 그런 현대여성들을 대표해서 연기한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상대역인 제이슨 베이트먼과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라고 들었다. =베이트먼은 전 지구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남자다. 나는 그를 15년 동안 알아왔는데, 변한 점이 별로 없다. 그는 의심할 여지없이 코미디와 순발력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이건 사담인데, 그는 프란체스카라는 귀여운 소녀의 아빠다. 아마 영화에서 아들 역을 맡은 토머스 로빈슨을 대하는 행동이나 눈빛이 아버지로서 그의 딸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스위치>는 한편으론 남녀가 우정을 나누다 사랑을 깨닫는 내용이기도 하다. 당신의 대표작인 <프렌즈>가 생각나진 않았나. =물론 탁 터놓고 말하면 아니라고 할 순 없다. <스위치>는 분명 <프렌즈>와 비슷한 점이 있으면서도 다른 이야기다. <프렌즈>가 친구 사이의 우정에 더 주목했다면 <스위치>는 친구 사이인 남자와 여자가 한 아이를 통해 성장해나가는, 어른들의 성장통을 다룬 드라마다.

-당신의 차기작 세편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저스트 고 위드 잇>(애덤 샌들러), <끔찍한 보스들>(제이슨 베이트먼), <원더러스트>(말린 애커먼) 세편 모두 코미디영화다. 물론 코믹물의 친숙하고 따뜻한 역할이 당신의 장기이지만, 이미지 변신을 해볼 생각은 없나. =주위에서도 그런 말을 많이 한다. 이미지가 한 가지로 고정되는 건 배우로서 피해야 할 사항 중 하나라고. 하지만 나는 대중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 TV시리즈 <프렌즈>를 통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후에도 다른 작품들을 통해 부여받은 내 이미지는 친숙하고 따뜻한 것이었다. 나는 그걸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를 통해 지금의 내가 있고, 그게 바로 대중이 사랑하는 내 모습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역할에도 자신은 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스펙트럼의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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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새인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