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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고민이 필요해요
김성훈 사진 백종헌 2010-12-28

‘씨네21i’에서 온라인 배급을 맡고 있는 김보경씨

“아직도 불법 다운로드로 영화를 보세요?”라고 말하기에 입이 너무 아프다. 콘텐츠 이용을 위해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씨네21i’가 최초로 합법 다운로드 사업을 시작한 지 곧 4년이 된다. 불법 다운로드가 전부였던 2007년에는 이런저런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지금은 콘텐츠 기획, 콘텐츠 배급, 통합정산시스템, 모니터링센터 등 4단계 시스템을 구축됐다. 콘텐츠 기획팀에서 확보한 영화를 배급팀이 여러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에 배급한다. 통합정산시스템은 ‘씨네21i’에서 제공하는 작품들의 매출, 정보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운영, 정리한다. 또 모니터링센터는 콘텐츠가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합법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감시한다. 이중 콘텐츠 배급팀의 김보경씨를 만나 콘텐츠의 온라인 배급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씨네21i’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콘텐츠 기획팀에서 확보한 영화 콘텐츠를 온라인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 IPTV, 케이블TV 등 다양한 채널로 배급하는 일을 맡고 있다.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했나. =‘씨네21i’에 합류한 지 3년째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모바일 서비스 기획일을 했다. 그때 기획한 것 중 하나가 ‘워드 다이얼’이라고, 전화하려는 곳의 키워드를 입력해 통화버튼을 누르면 통화가 되는 서비스였다. 그때 함께 일했던 팀장님과 ‘씨네21i’ 김준범 이사님이 서로 알던 사이였는데, ‘씨네21i’가 합법 다운로드 사업을 한다고 해서 자연스레 ‘씨네21i’로 옮기게 됐다.

-2007년만 하더라도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비스 초기에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 그거다.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영화를 본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던 터라 웹하드를 비롯한 다운로드 사이트 사업자들에게 합법적인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또 100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다운로드를 받아온 수많은 이용자들이 과연 영화 한편에 2천원, 3천원을 지갑에서 꺼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컸다.

-뚜껑을 열어보니 반응이 어땠나. =‘씨네21i’에서 처음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한 영화가 <추격자>였다. 걱정했던 것보다 2천원이라는 가격으로 다운로드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콘텐츠를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웹상에 올리는 행위도 불법이지만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아 보는 것도 불법이다. 가격은 이전보다 훨씬 비싸지만 안심하고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많은 네티즌이 공감했던 것 같다.

-합법 다운로드 사업의 수익 배분은 어떻게 되나. =<추격자> 한편을 다운로드했을 때 2천원이 들어온다고 하자. 보통 콘텐츠 저작권자가 수익금의 40~50%를, 그 나머지를 판매한 온라인 웹사이트와 배급을 한 ‘씨네21i’가 각각 일정 비율로 나눈다. 기존의 비디오 혹은 DVD 대여점이 맡았던 부가판권시장을 조금씩 대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합법 다운로드 사업이 예전의 비디오 부가판권시장을 대신한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적어도 DVD 판매를 통해 얻는 수익 못지않은 건 분명하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망에 대한 고민도 계속 하고 있을 것 같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방송사 홈페이지와 다운로드 사이트를 통해 배급하는 등 콘텐츠의 온라인 배급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판권 경쟁 역시 점점 치열해지고 있고. ‘씨네21i’가 IPTV나 케이블 방송 내 자체 영화 채널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을 활용한 어플 또한 고민하고 있다.

-합법 다운로드 시장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온라인 합법 다운로드 관련 일을 2년 넘게 하고 있는 지금도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하는 네티즌이 남아 있다.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역시 여전히 운영되고 있고. 그게 참 아쉽다.

-앞으로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온라인 배급 시스템에서 ‘씨네21i’ 역시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려고 한다. 또 결혼한 지 2년6개월 정도 됐는데 내년에는 2세를 가지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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