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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클럽] 일본영화 스틸 위키리크스가 필요해

자국영화 월드 프리미어에 외국 기자 참가 금지시킨 도쿄영화제를 보고

2010 도쿄국제영화제 풍경.

최근 도쿄국제영화제는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는 일본 블록버스터영화의 언론시사회에 외국 기자들의 참가를 금지했다. 이유? 영화제에 따르면 외국 기자들이 스타들 사진을 어떻게 이용할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 한다. 영화제가 제공한 그 영화의 유일한 이미지는 영화의 로고뿐이다. 영화제 카탈로그에는 영화의 스틸 사진이 실려 있지만 영화제 웹사이트에는 아무 이미지도 올리지 않았다.

일본 영화사들은 영화의 인터넷 홍보에 소극적이다. 일본의 빠른 인터넷 속도에도 불구하고 예고편을 보여주는 웹사이트 수는 많지 않고, 출연 배우, 스탭들과 영화의 사진을 보여주는 웹사이트 수는 훨씬 적다. 사진들은 대개 원 모양이나 다른 프레이밍 도구를 이용해 영화의 공식 사이트 외부에서 다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다.

일본 웹사이트들을 보다 보면 일본 영화 리뷰에 사용하는 영화의 스틸 이미지는 휴대폰으로 보는 데나 적합할 만한 우표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의 이미지들이다. 미디어의 비판적인 역할은 고사하고 홍보 효과에도 전혀 관심이 없이 미디어는 어쨌든 일본 영화사들의 지적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보는 듯하다.

영화사가 제공하는 홍보용 스틸 사진은 일본 내에서 법적으로 보호되고 그 사용은 법원을 통해 관리된다. 그러나 영화 자체에서 캡처한 이미지를 적정하게 사용하는 것은 공정한 이용으로 본다. 따라서 좀 오래된 영화라면 DVD나 블루레이에서 이미지를 적법하게 캡처해서 이용할 수 있지만, 최근 영화라면 영화 이미지를 철저하게 자신들의 통제하에 두고자 하는 영화사들의 자비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일본영화의 스틸 사진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낙심하는 것은 기자들뿐만이 아니다. 다음달에 일본의 주요 스튜디오 중 하나가 제작한 제법 큰 규모의 일본영화를 개봉하는 대만의 한 배급사는 포스터 디자인을 위한 고화질의 사진을 구할 수 없었다. 잘 알려진 미국의 영화제는 최근 일본의 한 주요 스튜디오로부터 시사용 개인 DVD를 위해 250달러를 내라는 요구를 받고 DVD를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제는 또 스틸 사진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스타들이 나온 사진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경고를 받았다.

나는 최근 <필름 비즈니스 아시아>에 데릭 엘리가 호평한 일본영화의 제작사와 긴 설전을 벌여야 했다. 그 회사는 우리가 그 영화를 어떻게 보았으며 리뷰에 사용된 사진을 어디서 구했는지를 정확히 알려줄 것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작가의 작품에 기초한 다른 감독의 영화와 비교하여 훨씬 좋은 평을 받은 그 영화의 리뷰를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래서는 호평을 악평으로 바꿔쓰고 싶을 뿐이다.

아마도 필요한 건 일본영화 스틸 사진들의 위키리크스인지도 모르겠다. 영화사 내부 관계자들, 프레임을 잘라내는 인화 기사들과 망해버린 잡지 편집장들을 포함한 폭로자들이 수십년 동안의 사진 라이브러리들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다. 그 웹사이트를 일본 밖의 서버에서 운영하도록 한다면 다른 해외의 웹사이트들은 이 이미지들을 마음껏 링크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방식은 일본 안에서도 완전한 적법 행위가 될 것이다.

일본의 이런 문제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스타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힘있는 매니지먼트사들 때문이다. 언제가 되어야 일본 영화사들이 집단으로 일어서서 매니지먼트사들에 반기를 들고,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의 홍보에 참여할 준비가 된 새로운 세대의 배우들을 발굴할 수 있을까? 언제쯤에야 일본 미디어는 이 매니지먼트사들에 맞서 제대로 홍보할 사진이 있는 영화만 다루겠다고 할 수 있을까?

번역 이서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