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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클럽] 비주류 영화의 취향을 공략하라

일회성 소비가 아닌 공동체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오프라인 관객서비스 개발해야

<소매치기>

당신이 비주류 영화(한국 독립영화, 외국 아트영화 등)의 팬이라면 낙심하기 쉽다. 보고 싶은 재미있는 영화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영화들이 극장에 걸려도 엄청나게 광고를 해대는 주류에 밀려버리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무리 야심차게 잘 만든 독립영화라 해도 1천장의 티켓을 팔기가 힘든 때다. 마치 어릴 때 친구들이 매일매일 운동장에서 싸움에 지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현재 시스템이 유지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실 전세계적으로 콘텐츠 업계는 위기에 처해 있다. 전문 분야 출판사와 인디음악 레이블들 역시 같은 존재론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비관적 상황에서 사회와 문화상품의 소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그에 맞추어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해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오리건주의 시전문 출판회사인 웨이브 북스는 낱권으로 책을 팔지 않고 일년에 300달러하는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회원이 되면 일정 권수의 저자 사인이 담긴 한정판 책과 특별 비평문을 받아보고 일년 동안 각종 행사들에 초대받는다. 300명에서 400명에 이르는 회원을 확보한 출판사는 거대 이윤은 아니지만 사업을 유지하기에 적정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광범위한 독자층을 노리는 대신, 이 회사는 더 많은 돈을 기꺼이 내려는 작은 수의 열성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한편, 이 고객의 삶에서 시가 더욱 큰 의미를 갖도록 돕는 것이다.

<방독피>

한국에서 개봉하는 특정 취향의 영화들은 극장 문을 열어놓고 관객이 8천원을 내고 영화를 보기를 기다린다. 이런 시스템은 주류영화 관객에게 걸맞은 시스템이다. 비주류 영화들이 이 상업적 모델을 완전히 무시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독립영화와 특정 취향의 영화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오래된 시스템과 함께 다른 새로운 전략들을 개발해야 한다.

<황해>와 <트론: 새로운 시작>을 보려고 몰려든 관객을 생각해보라. 이들은 단지 한 장소에 잠시 모였다가 흩어지는 불특정 관중일 뿐이다. 그러나 <방독피>나 로베르 브레송의 <소매치기>를 보러오는 관객은 이들과 다를 것이다. 이들은 더 많은 공통적 취향을 가진 관객이다. 내가 보기에는 바로 이 차이점이 특정 취향 영화가 주류영화에 대해 가진 장점이며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한국 독립영화나 고전영화 상영이 일정 정도의 관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런 영화의 관객이 단순한 일시적 소비자가 아니라 그 성격이 분명한, 강한 공동체 의식을 공유한 관객일 필요가 있다. 서울아트시네마, 인디포럼과 CGV의 무비꼴라쥬 같은 단체들은 특정한 상영회를 위해 이런 전략을 이미 취한 바 있지만 좀더 적극적으로 이런 전략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개봉 전 상영, 영화감독과의 만남, 특별 출판물과 회원들을 위한 사회적 이벤트 같은 특별 대우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때다. 인터넷을 통한 소셜 미디어의 이용은 확실히 유용하지만 진정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오프라인 활동에 좀더 강조점을 두어야 한다. 관객을 특정 영화를 위해 모였다가 흩어지고 마는 존재라고 당연시하는 경향이 아직도 강한 듯하다. 관객을 적극적이고 다이내믹한 어떤 강력한 존재로 자라나게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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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서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