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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 그녀들의 선택!
2002-01-02

<고양이를 부탁해>·전지현·차태현, 여성관객이 뽑은 올해의 베스트

올 한해 극장을 찾은 여성관객이 직접 채점한 페미니즘 성적표가 배달됐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이 주관하는 여성관객영화상 심사 결과, 최고의 한국영화로는 <고양이를 부탁해>가, 최악의 한국영화로는 <썸머타임>이 선정됐다. 최고의 한국남녀배우로는 <엽기적인 그녀>의 엽기 커플 전지현-차태현이 나란히 선정됐다. 외화부문에서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최고 영화의 영예를 안았고, <나는 네가 지난 13일 금요일 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에 최악의 영화라는 불명예가 돌아갔다. 최고의 외국여배우로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가, 남자배우로는 <슈렉>의 슈렉이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다큐멘터리 <고추 말리기>, 특별상 수상

올해로 6회를 맞는 여성관객영화상 시상식이 12월27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렸다. 얼마 전 올해의 여성영화인으로 선정된 데 이어, 여성관객의 지지로 최고의 영화상을 수상한 정재은 감독은 “재밌는 영화로 다른 영화(<엽기적인 그녀>)가 선정된 걸 보고, 다음엔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영화가 건드리지 못한 여성의 문제를 다뤘다”는 의미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고추 말리기>의 장희선 감독은 “여성관객과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전지현과 차태현을 대신해 수상한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은 “나보다 배우들에게 이런 상이 돌아간 것이 더 기쁘다”며 유난한 배우 사랑과 팀워크를 과시했다. 배우 추상미의 사회로 진행된 이 시상식에는 영화진흥위원회 유길촌 위원장과 여성문화예술기획의 이혜경 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1월20일부터 12월15일까지 25일간 <씨네21>과 각 대학, 여성단체, 인터넷을 통해 전국 거주 16살 이상 여성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올 한해 여성관객은 어떤 영화를 즐겨 보았고, 어떤 영화에 열광하고 또 분노했는지, 어떤 캐릭터를 바람직한 여성상 또는 남성상이라고 느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가 기본 항목. 유지나 준비위원장은 “부익부 빈익빈, 혹은 대박영화 대 일주일용 영화 식의 단순한 구분을 낳고 있는 작금의 한국영화 대박시대, 여성관객영화상은 영화산업론이 간과하는 젠더의 문제를 핵심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친구> <신라의 달밤> <조폭 마누라> <달마야 놀자>의 기록적인 흥행 속에서, 올해 여성관객은 무엇을 보고 또 느꼈을까.

여성관객이 즐겨 보고 또 좋아하는 영화 목록은 2001년 전체 흥행 순위와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친구>와 <엽기적인 그녀>는 여성관객도 많이 관람한 영화이긴 하지만, 최근 흥행에 성공한 <조폭 마누라>와 <달마야 놀자>보다 오히려 <번지점프를 하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같은 멜로물을 더 많이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의 경우도 <미이라2> <버티칼 리미트> <캐스트 어웨이> 등이 흥행에 선전한 영화들이지만, 여성관객은 이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왓 위민 원트> <아멜리에>처럼 여성이 중심에 선 영화를 많이 봤고 또 좋아했다. 또 많이 본 영화와 좋아한 영화 사이에도 소소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친구>, 최악의 영화 3위

올해 최고의 영화, 최악의 영화를 고르는 데 있어서의 잣대는 여성 캐릭터가 어떻게 설정되고 또 투영됐는지의 문제. 남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이 본 영화로 꼽히는 <친구>가 최악의 영화 3위에 오른 것이나, <조폭 마누라>가 최악의 영화 2위에 올랐으면서도, 최고의 여성 캐릭터(여배우) 3위에 오른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최고의 영화로 꼽힌 <고양이를 부탁해>는 “여성의 묘사가 현실적”(66%)이라서, 차점작인 <엽기적인 그녀>는 “여성이 주체적으로 묘사”(52%)됐기 때문에, 여성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반면 <썸머타임>은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부각”(84%)했기 때문에, <조폭 마누라>는 “여성의 묘사가 비현실적”(81%)이라서, 최악의 영화들로 꼽혔다. 여성관객영화상 준비위원인 영화평론가 권은선씨는 “<조폭 마누라>나 <엽기적인 그녀>보다 <고양이를 부탁해>를 최고의 영화로, 그리고 상대적으로 여성주인공의 비중이 낮았던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세 번째로 지지함으로써, 여성관객은 결국 장르적 규칙과 변용에 따른 허구적인 여성 이미지보다는 다양한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조건과 양태를 성찰적으로 담지하고 있는 여성 이미지를 좀더 바람직한 여성 재현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영화 속 여성 이미지, 개선됐다

관객은 한국영화 속 여성의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이미지가 현실적으로 묘사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관객이 66.9%로 많았고, 여성 캐릭터가 좀더 다양화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6.7%가 긍정했다. 여성을 주체적으로 묘사했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한 관객이 60%였다. 특히 캐릭터 한정에 대한 불만은 올해 들어 처음 해소된 것. 하지만 응답자의 63%가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답함에 따라, 여성관객은 한국영화가 여전히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또는 가학의 대상으로 다룬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관련한 소재로, ‘여성의 솔직한 욕망을 제시하는 영화를 기대한다’(31%)는 답변은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다. “지난해만 해도 대안적 여성상 제시를 바란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전문직 여성, 마녀, 전사처럼 외향적 성취를 강조하는 영화를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바람은 점차 햐향세를 보이고 있고, 대신 여성의 솔직한 욕망을 제시해주길 바란다는 답변이 늘고 있다. 젊은층이 특히 그렇다”는 것이 준비위원으로 활동한 영화평론가 심영섭씨의 전언이다.

여성관객이 열광한 남성 캐릭터는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미세하긴 하지만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한국영화의 경우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 <번지점프를 하다>의 이병헌, <선물>의 이정재 등이 수위에 올랐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여성에게 헌신하는 순애보적 인물이라는 것. 하지만 해외영화에서는 <슈렉>의 슈렉, <왓 위민 원트>의 멜 깁슨,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콜린 퍼스가 상위에 랭크돼 있다. 이들은 여성의 외모에 대한 편견이 없고 권위적이지 않은, 진보적인 남성상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대중영화의 발전을 일구는 것은 관객이고, 또 그 관객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여성관객영화상 결과는 올해 국내외 개봉작에 대해 절반의 관객이 전하는 사랑과 응원, 질책과 경고의 목소리다. 올해 영화 속에서 참 많은 여성들과 만났지만 그 만남이 모두 유쾌하진 않았던 모양. 이제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땅한 답사를 들려주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박은영

설문조사결과

최고의

한국영화

가장

많이 본 한국영화

1위

<고양이를 부탁해>

1위

<친구>

2위

<엽기적인 그녀>

2위

<엽기적인 그녀>

3위

<와이키키 브라더스>

3위

<번지점프를 하다>

4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5위

<선물>

최고의

외국영화

가장

재밌게 본 한국영화

1위

<브리짓 존스의 일기>

1위

<엽기적인 그녀>

2위

<아멜리에>

2위

<번지점프를 하다>

3위

<초콜렛>

3위

<친구>

4위

<파이란>

5위

<와이키키 브라더스>

최악의

한국영화

가장

많이본 외국영화

1위

<썸머타임>

1위

<슈렉>

2위

<조폭 마누라>

2위

<왓 위민 원트>

3위

<친구>

3위

<브리짓 존스의 일기>

4위

<미스 에이전트>

5위

<치킨 런>

최악의

외국영화

가장

재밌게 본 외국영화

1위

<나는 네가 지난 13일 금요일 밤에 한일을 알고 있다.>

1위

<슈렉>

2위

<브리짓 존스의 일기>

2위

<일곱가지 유혹>

3위

<아멜리에>

3위

<오리지날 씬>

4위

<진주만>

5위

<왓 위민 원트>

한국영화

속 주체적인 여성상

영화에

관한 정보를 얻는 곳

1위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1위

인터넷, PC통신

2위

<고양이를 부탁해>의 배두나

2위

TV, 라디오

3위

<조폭 마누라>의 신은경

3위

영화, 잡지

한국영화

속 주체적인 남성상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

1위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

1위

내용

2위

<번지점프를 하다>의 이병헌

2위

영화평

3위

<선물>의 이정재

3위

주위 사람

외국영화

속 주체적인 여성상

영화

관람 빈도

1위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웨거

1위

1~2회/1달

2위

<아멜리에>의 오드리 토투

2위

3~4회이상/1달

3위

<초콜렛>의 줄리엣 비노쉬

3위

6~11회/1년

외국영화

속 주체적인 남성상

여성으로서

영화로 선택하고 싶은 소재

1위

<슈렉>의 슈렉

1위

여성의 솔직한 욕망

2위

<왓 위민 원트>의 멜 깁슨

2위

대안적인 여성상 제시

3위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콜린 퍼스 ,<진주만>의 벤 애플렉

3위

여성간의 관계

올해

관람 편수 (비디오 포함)

한국

영화 1위 7~12편,

2위 6편 이하 , 3위 13~24편

외국

영화 1위 6편이하,2위

7~12편, 3위 13~24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