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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의 가상인터뷰] 서바이벌은 그렇다치고… PD여 돌아오라
주성철 2011-03-30

<굿모닝 에브리원>의 마이크 포메로이

-안녕하세요. 정말 영광입니다. 아나운서를 꿈꾸며 방송국 시험을 준비하던 학생 때부터 존경해오던 마이크 선생님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요. =돌아가. 인터뷰 안 하니까 돌아가. 그리고 뭐? 네 그 얼굴로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했다고? 이거 참 말세구먼. 기생오라비처럼 생겨가지고는, 당장 돌아가.

-아니, 홍보팀 통해서 약속 다 잡고 온 건데 갑자기 이러시면 어떡해요. 무슨 기분 나쁜 일이 있으셨는지 모르지만 일단 화 푸시고요. 여기 저희가 가져온 선물도 있습니다. 자 열어보시죠. 아주 마음에 드실 겁니다. =말 많은 게 딱 그 빌어먹을 PD 계집 같구먼. 더 기분 나빠졌으니까 당장 돌아가. 그리고 이따위 선물은 뭐야. 먹지도 못하는 거.

-저 혹시 지난번 <서바이벌 나는 앵커다>에서 탈락하신 것 때문에 기분이 안 좋으신 건가요? 제가 볼 때도 좀 가혹하다 싶었어요. 발음도 좋고 말씀도 잘 하셨는데 괜히 끝나고 립스틱을 바르는 퍼포먼스 때문에 그렇게 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뭐야 너도 똑같은 얘기를 하는구먼. 국산 화장품 시장 규모가 커지고 수출도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다는 뉴스를 전하면서 립스틱을 좀 발랐기로서니 그게 탈락의 이유라고? 사람들이 도무지 해학이라곤 없어.

-아무튼 표정에서 충격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저도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청중평가단으로서는 당연히 탈락 안될 사람으로 믿고, 힘을 보태주고 싶은 다른 앵커에게 투표하지 않았나 싶어요. 한명한테만 투표하는 게 아니라 1, 2, 3위 3명 정도까지 이름을 쓰게 해서 합산했다면 아마 이런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죠. 어쨌건 그런 것도 다 리얼이니까요. =탈락을 순간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건 크나큰 실수지만 그건 내 기분을 좀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단순히 발음이나 언어구사력만 평가하려면 받아쓰기나 그냥 책 읽기만 시켜도 되잖아. 하지만 방송은 즐기는 거라고. 그리고 아무리 내가 싫어하는 PD라지만 그 사람까지 관둘 이유는 또 뭐야. 어쨌건 그렇게까지 흘러간 게 다 리얼을 추구해서인데, 욕먹고 짜증을 유발했을지는 몰라도 의견을 반영해서 수정해가면 되지. 어차피 다 사전제작할 수 없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 하는 건 장점이기도 하잖아.

-말하자면 지나치게 리얼해서 벌어진 일 같아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또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소름끼치게 보여줬어요. 결국 그렇게 된 것도 출연자나 진행자의 수준과 취향대로 간 거죠. 정말 짜증나긴 했지만 한편으로 진짜 리얼하구나, 하는 생각도 했거든요. 아무튼 재도전 의사를 철회하신 건 잘한 거 같아요. =그러게, 원래 하던대로 아침 프로그램이나 열심히 해야지 원. 아무튼 영화에서처럼 내가 앞치마 두르고 프리타타를 요리해서 그걸 보고 다시 PD가 돌아왔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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