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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가상인터뷰] 으아악, 자연도 사람도 아파합니다
김도훈 2011-04-06

<히어애프터>의 조지

-귀신을 보신다고요? =아닙니다. 귀신을 보는 건 <식스 센스>의 꼬맹이고요, 전 그저 대화를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우아, 여전히 부럽습니다. 전 어린 시절부터 심령 현상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학교 도서관에서 <세계의 심령 현상> 뭐 이런 책들만 잔뜩 빌려다 보곤 했습니다. 그걸 읽고 난 뒤 유령과 대화해보려 시도한 적도 있어요. =성공하셨나요?

-물론 성공 못했죠. 어쩌면 가능했을 수도 있어요. 10대 꼬맹이 때는 신경이 예민해서 심령 현상을 더 많이 겪는다고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러다가 진짜로 유령을 만날까봐 무섭더라고요.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책상에서 연필이 굴러떨어지는 걸 보고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인 줄 알고 오줌을 지릴 뻔한 경험도 있는 터라. =그걸 극복해야 진정한 영매가 될 수 있는 법인데 아깝습니다. 저는 아프고 난 뒤 갑자기 죽은 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요. 산 사람에게 손을 대면 죽은 자들의 소리가 들리는 능력이죠.

-그럼 아무하고나 악수도 못하고, 고통스럽지 않으세요?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발휘하는 게 제 숙명이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어쩌겠어요. 평생 장갑을 끼고 살 수도 없고.

-그럼 땅에 손을 좀 대봐주세요. =그게 무슨?

-아무리 생각해도 이 땅에서 가장 고통받는 존재는 이 땅인 것 같아서요. =(땅에 손을 댄다. 그러고는 갑자기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아픕니다. 자연의 영혼이 몸부림을 치고 있어요. 아아… 한반도가 문제군요. 가장 커다란 네개의 동맥이 크게 상처를 입고 있답니다. 인간이 막힌 동맥을 뚫어준다고 구라를 치며 오히려 동맥을 제멋대로 파헤치고 있다는군요.

-역시 그렇군요. =으아아아아아악. 갑자기 땅에 딛고 있는 발에서도 고통이 느껴집니다. 옆 동네… 옆 동네 영혼들이 괴로워합니다. 자연이 감당할 수 없는 독극물이 침투하고 있다며 몸부림을 칩니다. 수만년이 지나도 회복할 수 없는 엄청난 독이 구석구석 퍼지고 있답니다.

-이 사람 완전히 족집게잖아! 조지씨 저도 한번 만져주세요! 저도 한번 만져주세요! =으아아아아악. 귀신이 깃들어 있군요. 마감귀신이. 평생 그렇게 마감만 하며 살다가 죽을 거라며 낄낄거리는 마감귀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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