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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훈 "정원과 금란, 누굴 선택할까요?">
2011-04-17

(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오랜만에 다시 옛 타이틀을 얻었다. '1등 신랑감'. 극중에서이긴 하지만 진짜 뭐하나 빠지는 게 없어 그 덕분에 주말 안방극장이 훈훈해진다.

배우 김석훈(41)이 시청률 20%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MBC 주말극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출판사의 유능한 편집장 송승준 역을 맡아 두 여주인공은 물론,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경기 고양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만난 김석훈은 "1등 신랑감은 무슨…. 옛날에는 실제로 그런 소리를 좀 들었지만 지금은 드라마 속에서나 듣게 됐다"며 웃었다.

2009년 4월 KBS '천추태후'를 촬영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후 공식행사 외에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던 그와 오랜만에 마주앉았다.

"드라마는 시청률이 중요하잖아요. 사실 우리 드라마가 벌써 '생방송' 체제로 돌입해 힘들어요. 하지만 시청률이 상승가도라 분위기는 좋아요."

출생의 비밀을 소재로 했지만 그 '비밀'을 초반에 다 까발리고 그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그가 맡은 송승준은 한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나 운명이 뒤바뀐 정원(김현주 분)과 금란(이유리) 사이에 놓인 남자다.

명석한 두뇌, 반듯한 사고방식, 한글과 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진 송승준은 잘생긴 총각인 데다 알고봤더니 부잣집 외동아들이다. 그의 화려한 배경은 조금씩 드러나는 중인데, 허름한 순댓국집 아들인 줄로만 알았더니 그의 홀어머니는 부자들만 산다는 평창동 중에서도 가장 경관이 좋은 꼭대기 저택에 살고 있다.

"송승준의 어머니가 사실 사채업계의 큰손이에요. 순댓국집도 운영하지만 뒤로는 사채업을 하는 알부자죠. 그는 그런 어머니와 잘 안 맞아 집에서 나와 살고 있는데, 가업을 이어받지 않는 대신 결혼은 어머니가 정해준 여자와 하겠다는 약속을 한 상태라 앞으로 정원과 금란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될 것 같네요."

승준은 정원을 좋아하지만 저돌적으로 접근해오는 금란을 뿌리치지도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승준의 어머니가 금란을 마음에 두고 있고, 정원은 첫인상이 나빴던 관계로 '내놓은 처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잘못하면 돌 맞기 딱 좋은 캐릭터예요.(웃음) 승준은 일에 관해서는 철두철미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내성적이고 자신 없어하거든요. 그런데다 신사라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는 금란에게도 잘해주다 보니 여자 문제에서는 우유부단하게 보이죠. 앞으로 이들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텐데 승준이 똑바로 하지 않으면 욕도 꽤나 먹게 생겼어요."

김석훈은 '반짝반짝 빛나는'의 인기에 대해 "출생의 비밀이라는 뻔한 스토리를 갖고도 인물들 간의 감정과 관계를 잘 그리는 것 같다. 솔직히 클라이맥스를 초반에 배치해 걱정했는데 의외로 드라마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모든 것이 드러난 지금부터가 우리 드라마의 중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금란이가 초반에 아주 잘해줬어요. 덕분에 시청자들이 금란이의 감정상태를 이해하게 됐고요. 그러다 이제는 금란이가 아니라 정원이가 불쌍하게 여겨지고 있으니 드라마로서는 잘되고 있는 거죠. 우리 드라마는 금란과 정원이의 대립이 끝까지 이어져야 성공하는 구도잖아요."

김석훈은 '천추태후' 이후 1년여를 쉬었다. 당시 지방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오던 중 타고 있던 차량이 5t 트럭과 부딪치면서 목과 허리를 크게 다쳐 치료와 재활이 필요했다. 빠듯한 촬영 일정 탓에 벌어진 사고였다.

"솔직히 TV 드라마에 대한 회의가 많이 들었어요. 한동안 지루하기도 했고요. 영화나 연극 제작환경은 과거에 비해 발전했는데 드라마는 10년 전이나 30년 전이나 '생방송'으로 촬영하는 것은 똑같잖아요. 특히 연기 스타일에 있어 저는 사실적인 연기를 좋아하는데 TV에서는 아무래도 뭔가 더 표현해줘야는 연기 패턴이 필요해 그게 저랑 잘 안맞았어요. 하지만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TV 드라마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기 때문에 늘 작품 선택에 고심을 하게 됩니다."

그런 그가 '천추태후'와 '반짝반짝 빛나는'을 선택한 이유는 오직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천추태후'도 김치양이 매력적인 인물이라 출연했고, 이번 드라마도 송승준이 의외성이 많은 인물이라 흥미로웠어요. 사실 까칠하고 말없는 송승준의 캐릭터가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전 유쾌하고 활달한 성격이라 이러한 캐릭터가 어울릴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점점 송승준이 익숙해져 가는 것을 보니 제 안에 송승준 같은 면이 조금은 있구나 싶어요. 또 송승준이 까칠한 면 뒤에 배경이나, 여자 문제 등에 있어 여러 의외성을 갖고 있어서 재미있어 보였어요."

국립극단 단원 출신으로 1998년 SBS '홍길동'의 타이틀 롤을 맡아 브라운관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김석훈은 이후 SBS '토마토'(1999)와 '경찰특공대'(2000), 영화 '단적비연수'(2000)와 '튜브'(2003) 등에 출연하면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그는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잘된 것도 있고 잘 안된 것도 있지만 어느 때고 크게 기뻐하지도, 크게 침울해하지도 않았다. 난 늘 똑같은 자세였던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고 연기를 통해 내 안의 것을 발산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다행히 초반에 작품들이 잘돼서 지금까지 이 정도의 그레이드를 유지하고 있고, 덕분에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골라서 할 수 있다"고 했다.

"만일 먹고 살기 위해 연기를 해야하는 처지가 된다면 전 그만둘 것 같아요. 물론 연기 외에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지만 내가 하는 연기, 내가 사는 삶은 모두 세상에 뭔가를 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수 없다면 전 그만둘 거예요. 시시껄렁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그 속에서 재미를 느끼고 싶어요."

그는 "이쯤에서 재도약을 하든, 연기에 눈을 뜨든 좀 변화와 변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무대에서 죽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할 수 있는 한 연기를 통해 계속해서 세상에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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