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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공작소] 로케이션 헌팅, 캐스팅, 콘티 모두 OK
2011-05-05

김성호 감독과 함께하는 스마트폰으로 공포영화 만들기(2)-촬영 전에 할 일 두 가지

1. 시나리오 어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지 결정했다면 먼저 그것을 시나리오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시나리오란 딱히 정해진 형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머릿속의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신 머리(신 번호/장소/시간) 아래 지문(화면에 보이는 것)과 대사(화면에 들리는 것)로 정리하는 것입니다(주1). 앱스토어의 ScriptWrite나 Scripts Pro 같은 전문적인 시나리오 작성 앱을 사용해 간편하게 만들 수 있으며(주2) 그것도 귀찮다면 그냥 메모 앱이나 텍스트 편집기를 이용해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단계에서 감독의 머릿속에만 있는 ‘완성된’ 결과물을 다 같이 알 수 있도록 글자화한다는 것이죠. 만약에 촬영을 도와줄 친구들이나 배우들이 있다면 시나리오를 통해 앞으로 그들이 뭘 해야 할지 알려주고 현장에서 연출자와 손발이 맞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2. 사전시각화 Pre-visualization 사전시각화란 시나리오의 내용을 촬영 이전에 미완성 형태로 시각화해보고 그 결과를 실제 촬영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촬영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미리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현장에서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이라고 부르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그 안에는 촬영지 및 배우 찾기, 소품, 의상 등 필요한 영화 미술 준비하기, 스토리보드 그리기, 테스트 촬영이나 리허설 등이 있습니다.

촬영장소를 찾기 위한 로케이션 헌팅은 아이폰의 카메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맘에 드는 곳을 찾아 촬영해 아이폰에서 비교해보거나 스탭들에게 즉석에서 MMS나 이메일을 보내 의견을 물어볼 수도 있으며, Mac OS의 iPhoto를 이용하면 사진 보관함에 신별로 정리도 가능합니다(주3). 보관함의 또 하나의 장점은 사진 앨범의 위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촬영일정 계획을 세우거나 실제 촬영 시 촬영지간의 이동거리 파악이 쉽다는 것입니다(주4). 로케이션을 찾아 아이폰 카메라로 기록할 때에는 실제 촬영 시간대에 맞춰 찍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면 그 장소가 영화에서 어떻게 보일지 미리 알 수 있겠죠.

배우를 결정하기 위한 캐스팅 과정도 아이폰의 사진 및 동영상 저장 기능이 탁월한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쓸 카메라이기 때문에 배우가 영화에서 어떤 식으로 보일지 미리 확인해볼 수 있으며 아이폰 앞에서 진행하는 배우의 오디션이나 테스트 촬영을 통해 실제 촬영현장의 느낌을 미리 그들에게 인지시킬 수도 있습니다(주5). 오디션을 동영상으로 찍을 경우에는 사운드 녹음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다른 소음이 없는 곳에서 진행하고 촬영 시 배우와의 거리를 멀리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우에게도 아이폰이 있다면 FaceTime을 이용한 원거리 오디션도 가능하며 아이폰으로 촬영한 자신의 프로필이나 오디션 동영상을 즉석에서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외국에는 에이전시나 배역을 찾는 배우 지망생들을 위한 오디션 앱이나 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앱들도 많이 있어 아이폰은 배우들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흔히 콘티작업이라고 말하는 스토리보드 작업은 프리 프로덕션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보드를 통해 시나리오가 어떻게 시각화하는지 예측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기본적인 영화문법이나 편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기존의 룰을 깨는 과감성이나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아이폰에서의 스토리보드 작업은 몇 가지 재미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종이에 직접 그려 아이폰 카메라로 그것을 촬영한 뒤 재배치를 통해 플롯을 완성해보는 방법이 있죠. 이렇게 할 경우 사진 보관함의 슬라이드쇼 실행으로 간단히 전체 영화의 모양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주6). 그림에 자신이 없거나 귀찮다면 아이폰으로 배우와 함께 콘티용 숏을 찍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Slideshow Builder나 Animoto 같은 슬라이드쇼 앱을 사용하면 사진을 줌인/아웃하거나 움직여 좀더 애니메이션 같은 스토리보드도 가능하며 사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케치 앱을 사용하면 배우 동선이나 카메라 이동 등을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주7). 마지막 방법으로는 스토리보드 앱을 사용해보는 것입니다. 제법 비싼 Storyboard Composer(19.99달러)를 사용한다면 프로페셔널한 스토리보드 작업을 쉽고 간단히 할 수 있으며, iStoryboard에는 사진에 아이튠즈의 음악이나 사운드트랙을 넣어 슬라이드쇼를 만들 수 있으며 각각의 숏에 대사와 지문을 삽입하며 작업할 수도 있습니다(주8).

그외 아이폰 카메라를 이용하면 공간이나 소품을 위한 자료 정리가 용이하며 의상, 분장 등 영화에 필요한 미술에 관한 정보를 웹브라우저나 관련 앱을 통해 아이폰에 저장해두거나 메모 앱을 통해 기록할 수 있으며, 테스트 촬영을 통해 광원의 위치 확인, 조명 추가여부, 화면 색감 확인, 사운드 체크(헤드폰을 꼭 챙기시길!) 등을 바로바로 할 수 있는 등 사전 시각화의 대부분을 아이폰만으로 쉽고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글 :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