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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메이저 배급사 출현 임박?
2002-01-07

KTB엔터테인먼트·삼성벤처투자·강제규필름 연대, 새로운 거대 배급사 설립 움직임

신(新)메이저 배급사가 출현할 것인가. 2002년,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시장을 양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충무로에서는 투자사인 KTB엔터테인먼트와 삼성벤처투자, 그리고 제작사인 강제규필름이 연대해 새로운 배급라인을 만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동맹설`은 무엇보다 거대 투자사와 유력 제작사가 머리를 맞대고 양강 구도의 배급시장에서 독자적인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라 그 추이가 주목된다.현재 3사의 입장은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신중한 반응.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다. KTB엔터테인먼트의 하성근 이사는 “일단 3사가 함께 모여 같이 간다는 원칙 정도만 확인했을 뿐이다. 시너지를 얻는다는 판단 아래서 논의를 진행중이지만, 실제 계약까지는 각사의 입장들을 조율할 필요가 있어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제규필름의 김경목 이사도 “자본과 콘텐츠가 만나 새로운 유통 활로를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아직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 다만 어느 한쪽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3자 모두 명분과 실리를 찾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사 동맹설이 소문만 무성한 거래로 끝날 것 같진 않다. 무엇보다 세곳 모두 힘있는 배급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크다. KTB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지금까지 투자작의 배급을 CJ, 브에나비스타 코리아 등에 맡겼지만 올해는 투자작 중 개봉하는 영화가 <울랄라 시스터즈> <해적, 디스코 왕 되다> <R U Ready?> <H> 등 9편으로 늘어 직접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메이저 투자배급사에 맡겨둘 수 있지만, 이 경우 적절한 배급시기를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여기에 강제규필름 또한 그동안 배급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여러 번 내비쳐왔고, 삼성벤처투자 역시 지난해 <아이 러브 유> 등에 투자했지만, 메이저 배급라인의 지원사격을 받지 못한 터라 이번 `딜`에 호의적인 반응과 기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동양, 튜브 등과 함께 5자 연합 가능성 등을 타진하기도 했으나, 도중 CJ가 튜브가 손잡고, 동양이 홀로 독자적인 사업노선을 견지하면서 3자 구도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국내 배급사의 등장이 영화계로서는 반가운 일. 하지만 이들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없진 않다. 3사가 공동배급 원칙에 합의, 한발짝 물러서서 각자의 입장을 조정한다 하더라도 과연 콘텐츠의 수량이나 질적인 면에서 시네마서비스나 CJ에 밀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 배급 관계자는 “배급에서는 첫 번째 작품을 메인 극장에 런칭하는 것이 이후 상황을 전개하는 데 매우 중요한데, 지금 현재 3사의 라인업으로 봐서는 힘이 부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돌파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연대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 삼성벤처투자의 김성용 차장은 “구체적인 연대 구도는 1월 안으로 거의 마무리가 될 계획”이라면서, “현재 3사 외에도 함께 연대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곳이 더 있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열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강 체제에 뒤지지 않을 만한 또 하나의 배급라인이 만들어질지, 충무로는 지금 3자 연대의 결과에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