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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소녀의 추억 속 멜로디

<써니>의 <Time After Time>

요 근래 에바 캐시디의 <Time After Time>을 자주 들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캄캄한 밤중에 이 곡을 틀고 커피와 담배를 흡입하면서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란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가 이 곡을 만났다. <Time After Time>은 <써니>를 열고 닫는다. 보니 엠의 <Sunny>가 제목에 영감을 줬다면 <Time After Time>은 영화가 80년대 추억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다. <써니>는 결국 삶에 대한 얘기다.

사실 영화의 삽입곡들은 일종의 내레이션이다. 그래서 직관적이다. 여고 점심시간 매점의 아비규환 위로는 ‘신디 로퍼 언니’의 <Girl Just Want To Have Fun>이 흐르고, 시위대와 전경의 충돌에 뒤엉킨 써니와 소녀시대의 아수라장에는 조이의 <Touch By Touch>가 흐른다. 리처드 샌더슨의 <Reality>는 <라붐>의 그 장면 그대로다. 이때 <Time After Time>만은 영화의 주제를 담아 최후의 마침표를 찍는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소녀는 아줌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마침내 소중한 추억만 남는다. 쓸쓸하고도 따뜻한 이 곡은 신디 로퍼의 리메이크로도 유명한데, 영화에선 턱 앤드 패티의 오리지널 버전이 흐른다. 물론 에바 캐시디 버전도 권한다. 골라 듣는 재미가 있는 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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