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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문병곤 "시간이 주는 모멸감 그려"
2011-05-12

(칸<프랑스>=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영화를 만들다보면 생활고가 오겠죠. 일정한 시간은 시나리오를 쓰고, 일정한 시간은 일을 할 겁니다. 감독이 된다는 건 길게 보고 롱런을 하는 거겠죠."

'불멸의 사나이'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진출한 문병곤(28) 감독의 말이다. '불멸의 사나이'는 이태호 감독(KAI.한국예술원)의 '집 앞에서'와 함께 모두 10편이 초청된 비평가주간 단편부문에 진출했다.

약 7분 분량의 이 영화는 홀로사는 80대 노인의 고적한 삶을 다룬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홀로사는 노인(전영운)이 생(生)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촘촘하게 다뤘다.

영화는 삶과 생명의 이미지가 교차한다. 잠깐 스치지만, 여성 관객이라면 눈살을 찌푸릴 듯한 적나라한 장면도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칸 영화제가 열리는 칸 비치의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만난 문 감독은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웃음을 뽑아내 삶의 아이러니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가족 구성원들이 하나 둘 떠나가죠. 영화에서 좀 젊어 보이지만 홀로 사는 노인의 설정은 80대예요.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이 죽음으로 귀결되죠. 영화를 통해 외로움과 시간이 주는 모멸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문 감독은 이른바 '시네마키드'다. 유년시절부터 형과 함께 명작들이 있는 곳곳을 기웃거렸다. 영화라는 꿈을 쫓아 대학도 영화과에 진학해 연출을 전공했다. 친형도 중앙대 영화과 2년 선배다.

"형과 둘이 영화를 만드는 꿈을 꿨어요. 형은 지금 일반회사에 취업해 있지만, 형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재학시절인 3학년에 만든 '노 모어 커피 브레이크'는 독립영화 배급사인 인디스토리를 통해 배급되기도 했다. 단편 영화 몇 편을 만들었지만 칸에 부름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왜 내 영화가 선정됐는지 궁금해요. 역량도 안되는데 망신만 당하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되고요. 장편 시나리오를 쓰려고 하는데, 겸손한 자세로 힘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후배들이랑 영화 공부 좀 더 하게 스터디도 할 예정입니다."

그는 자신과 동갑인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을 재미있게 봤다며 "자극이 되는 친구이며 배울 점이 많다. 비평과 흥행에도 성공했는데, 부럽다"고 했다.

그는 졸업 후 지난 2월까지 CJ엔터테인먼트 산하 필라멘트픽쳐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영화 관련 산업에서 일했던 경험도 소중하다"는 그는 "당분간은 영화 만들기에 전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예산 코미디 수사물을 준비 중입니다. 올해 10월까지 초고를 쓰는 게 목표죠."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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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