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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다큐는 '한번 더 가죠'란 말 못해"
2011-05-30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영화감독 류승완이 MBC 다큐멘터리 시리즈 '타임'으로 다큐멘터리에 도전했다.

류 감독은 30일 오후 여의도 MBC 본사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다큐는 '한번 더 다시 가죠'란 말을 못한다는 게 영화와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취재원의 대답이 내가 원했던 답이 아닌데 다시 해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탁 지나가는 순간들을 못 찍을 때 못 찍은 거를 갖고 다시 연출해서 어떻게 해보려고 하면 그전에 '생짜'로 한 거랑 티가 나더라고요. 그게 가장 재미있으면서 어려웠던 지점인 거 같아요. 흐르는 순간들을 다시 되돌리지 못한다는 것."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다큐 시리즈 '타임'은 전화, 술, 소리 등 다양한 주제어를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50년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로, 영화감독들과 방송 제작진, 유명 연예인이 함께 만드는 하이브리드 다큐를 표방했다.

영화감독으로는 류 감독 외에 '형사'의 이명세, '싱글즈'의 권칠인,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 독립영화감독 신수원이 1편씩 연출을 맡았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는 '간첩'은 류 감독이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와 함께 직접 간첩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보여주는 메이킹 필름 형식이다.

스파이를 소재로 한 차기작을 구상하던 류 감독은 이창동 감독과 주 기자의 제안을 받고 차기작의 자료 조사 차원에서 다큐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큐로 답을 제시하거나 메시지를 던지는 건 과한 태도인 것 같다"며 "좋은 질문을 같이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작업하면서 점점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알면 알수록 한반도 간첩의 세계는 깊고도 오묘하더라"며 "그래서 더 혼란스러워졌다. 대충 준비하려는 함정을 피할 수 있게 해줘서 결과적으로 다음 영화를 준비하는 데 좋은 반석이 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메이킹 다큐 형식으로 만들어진 '간첩'에는 과거 TV 드라마 화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류 감독은 "일종의 모자이크처럼 있는 재료들을 콜라주 하듯이 만들었다"며 "촬영시간은 길지 않았는데 편집하는 시간을 길게 가지면서 영화 편집할 때보다 훨씬 더 편집하는 재미를 많이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방송국 자료가 많이 유실돼 원하는 자료는 못 찾고 '전원일기' 보는 거에 재미 들려서 딴 자료 보다가 시간을 많이 뺏겼다"며 웃었다.

'간첩'에는 1989년 방북사건의 주인공 임수경과 탈북자, 대북 관련 사업을 하는 인물 등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류 감독은 주 기자와 이들을 직접 만나며 간첩의 소재를 추적한다.

그는 "민감한 소재라서 편집하는 과정에서 취재대상들이 사생활에 상처를 입거나 삶이 다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며 "이런 부분들이 영화작업과 달라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최종 자막 작업만 앞뒀다는 그는 "한번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타임'은 다음 달 2일 '새드무비를 아시나요?'를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밤 11시5분 방송된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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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