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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영화제 ‘공유’ 시대

제2회 바르셀로나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필름페스티벌

전세계적으로 창조적 저작물 공유 운동인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이하 CC)의 저작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웹사이트, 출판물, 사진, 음반 등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이 트렌드에 최근 영화계도 동참을 선언했다. 시작은 바르셀로나에서다.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필름페스티벌(이하 BccN)이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2회 영화제가 올해 5월18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됐다.

라이선스 넘버 BY-NC-SA 3.0을 보유한 이 영화제는 CC 라이선스(이하 CCL) 종류에 따라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을 조건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든 무료로 복사, 편집, 배급, 상영이 가능한 최초의 필름 페스티벌이다.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은 간단하다. 누구든 BccN의 동의를 얻어 상영작을 받은 뒤 BccN의 로고를 사용하고 ‘By BccN’으로 출처를 밝히면 영화제 자체를 무료로 복사-개최할 수 있다.

저작자에게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권리와 이익이 부여되는 저작권(카피라이트ⓒ)과 달리 CCL을 보유한 영화는 기본적으로 원작자 표시(BY)를 전제로 저작품의 상업적 이용을 허용 또는 금지(NC)할 수 있으며, 영상물의 편집 또한 허용(SA) 또는 금지(ND) 여부가 결정된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공들여 만든 작품에 대한 출처가 보호되며, 다른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사용 가능한 자료가 많아지고, 영화 팬들은 큰 배급사가 결정하는 유통경로에서는 찾기 힘든 독립영화 등을 가까이 할 수 있다.

2년째 BccN에 참여하고 있는 감독 알베르토 아르세는 지난해 출품한 <To Shoot an Elephant>에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BY-SA)이라는 CCL을 부여했다. “다큐멘터리를 찍어서 영화관에 걸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거의 불가능하다.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어도 말이다. 적합한 CCL을 적용해 다큐를 알리는 게 큰 수확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에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올해 안에 뉴욕, 토론토, 마드리드, 베이징 등에서도 BccN이 복사-개최될 예정이다. 어떤 단체나 조직이든 각 도시의 개최자가 되어 개최 의사를 전달하면 BccN에서는 HD 화질의 영화 다운로드 경로와 편집 작업이 가능한 홍보 영상물등을 제공한다. 물론 진행과 홍보, 스폰서 확보등은 주최자가 해결할 문제다. BccN은 <씨네21> 독자를 위한 자료를 따로 제작할 정도로 한국의 CCL영화에 관심이 있으니 http://bit.ly/mzTpby를 방문해보길 권한다. 주최쪽은 2012년에는 한국 감독들의 참여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창작과 배급의 창의적 모델 제시

BccN 기획자 루이스 로만 알카이데

-BccN을 소개해달라. =CCL을 보유한 좋은 영화들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나는 플랫폼이자, 저작물이 보호되는 환경에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창조와 배급을 가능하게 하는 CCL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세계 최초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영화제다.

-일반 영화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첫째, 모든 상영작이 CCL을 보유하고 있다. 둘째, 메이저 배급사가 없는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셋째, 다른 독립영화제는 테마 혹은 토픽이 있지만 우리 영화제는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져 어떤 경로를 통해 관객과 만나게 되었나’가 주 관심사다. 넷째, 관객과 영화계 사람들이 자신의 창작품에 CCL을 적용시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고 즐기는 토양을 만들기 위한 토론, 지식 공유의 시간도 영화제의 일부에 포함된다.

-앞으로 영화계에 CCL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하나. =당연하다. 영화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가 CC 서포트를 강화하면서 대중의 이해가 성숙되면 더 보편화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