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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팀 버튼 스타일’은 어떻게 탄생했나
안현진(LA 통신원) 2011-06-29

팀 버튼의 경력 총망라한 전시, LA에서 10월 31일까지 열려

전시장 로비에 세워진 대형 ‘Balloon Boy’ 캐릭터.

팀 버튼의 모든 것을 만나는 기회, 5월29일부터 LACMA(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에서는 영화감독 팀 버튼의 경력을 총망라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팀 버튼의 모든 것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이유는 공포영화 포스터를 연습장에 따라 그리던 어린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700여점에 이르는 드로잉, 페인팅, 사진, 동영상, 애니메이션, 퍼펫, 모형, 배트맨, 캣우먼, ‘가위손’ 에드워드의 코스튬 등이 전시실을 꽉 채웠기 때문이다.

전시 시작 하루 전인 5월28일부터 미술관이 위치한 윌셔대로는 다음날로 예정된 사인회에서 직접 팀 버튼을 만나기 위한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LACMA 집계에 따르면 전시가 시작된 5월29일에 약 700명이 팀 버튼 감독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고, 1400권 이상의 전시도록이 사인회에서 판매됐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니 감독의 이력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다. 어린 시절 입상한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보내온 축하 편지와 ‘팀 버튼 스타일’이 완전히 정립되기 전에 그려진 서툰 연필 스케치들이 도열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비전을 주류문화로 관통시킨 감독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에 대한 호기심이 큰 관람객은 특히 팀 버튼의 어린 시절이 집약된 첫 전시실에서 더디게 발걸음을 옮겼다. 캘리포니아 미술학교 시절의 습작들을 지나면 팀 버튼의 비전을 만나게 된다. <화성침공> <슬리피 할로우> <빅 피쉬> 등 여러 편의 영화에서 코스튬 디자이너로 호흡을 맞춘 콜린 앳우드의 스케치, 영국 모형제작회사 매키넌 앤드 사운더스(Mackinnon & Saunders)가 제작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유령신부>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의 모형들도 함께 전시됐다.

이번 전시는 2010년 뉴욕의 MoMA(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전시의 순회로, 캘리포니아와 LACMA를 찾은 관람객은 버뱅크 출신인 괴짜 감독의 금의환향을 두팔 벌려 환영했다. LACMA는 전시와 더불어 5월27일부터 미술관 내 ‘빙 시어터’(Bing Theater)에서 <가위손>에서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이르기까지 팀 버튼의 대표작 16편의 상영을 준비했다. 이에 더해 LACMA의 영구소장품들 중에서 팀 버튼이 선정한 일러스트, 사진, 동영상 등을 모아 ‘버튼 설렉츠’(Burton Selects)라는 제목으로 개별 전시를 마련하기도 했다. 팀 버튼 전시는 할로윈인 10월31일까지 열린다.

벌거벗은 기분일 것 같아

팀 버튼의 전시 관련 인터뷰 모음

-이번 전시는 여러 면에서 훌륭하지만 미술관에서 팀 버튼의 작업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나를 좋아하고, 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술관을 가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멋지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예술가가 될 필요는 없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 당신에게 중요한 것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의미있다.

-연대기순으로 전시된 당신의 인생과 경력을 보는 것이 인상적이다. =전시된 것들은 서랍 속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것들이다. 실제로 90% 정도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정리정돈에 능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제까지의 경력을 전시를 통해 돌아보는 기분은 어떤가. =아직까지 전시장에서 제대로 보지 않았다. 아무도 없을 때 가볼 생각이다. 왜냐하면 벌거벗은 기분이 들 것 같아서다. 전시장에 놓인 대부분이 대중을 위해서가 아니라 스튜디오 관계자들에게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신의 작품에는 언제나 기괴하고 무서운 면과 더불어 코미디적 요소가 있다. =어릴 때도 공포영화를 보면서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웃기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영화나 드로잉을 통해서 포착하려고 하는 것은 내가 특정한 순간에 느끼는 감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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