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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난 전화하는 남자가 좋더라
이다혜 2011-09-01

<그는 왜 전화하지 않았을까> 레이첼 그린월드 지음 / 민음인 펴냄

‘퇴직자 인터뷰’라는 게 있다. 퇴직을 앞둔 사람들은 눈치볼 것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회사의 발전 방향에 대한 솔직한 내부자 평가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니까. 그 ‘퇴직자 인터뷰’를 데이트에 적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데이트에서 퇴직자는 누구냐고? 두 번째 데이트를 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는 왜 전화하지 않았을까>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데이트 안내서이기 때문에, 퇴직자는 바로 남자들. 예를 들면, 첫 번째 데이트가 끝났다. 여자 쪽에서 생각하기엔 분위기가 꽤 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남자 쪽에서 연락이 없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의 데이트 코치인 레이첼 그린월드는 그 남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두 번째 데이트를 하지 않았습니까? 왜 그녀에게 전화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퇴직자 인터뷰’에 응한 남자는 1천명이 넘고, 그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인 책이 <그는 왜 전화하지 않았을까>다. 남자가 첫 데이트 뒤 여자에게 전화하지 않은 16가지 이유와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나와 있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직접 해봐야 알 듯하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괜찮은 여자’들이 첫 데이트부터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지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조언해준다는 점인데,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어떤 유형의 문제를 갖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 ‘주제 파악’을 하게 도와준다. 항목마다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부지불식간에 말과 행동을 통해 특정한 실수를 반복하는 지점을 알려준다. 아무래도 사회 생활하는 여자들이 많다보니 데이트남에게 직장 아랫사람한테 하듯 ‘지적’을 잘하는 보스 스타일의 여자나, 대화는 매끄럽게 이어졌으나 상대에게 인터뷰하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매우 일반적인 문제점인 모양이다. 사족 하나 덧붙이자면, 왜 이런 책을 남자를 위해서는 쓰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린월드의 답은 간단하다. 쓰고 싶다, 남자들이 읽는다면! 잘 안 풀리는 연애에 대처하는 방법에도 성별간 차이가 있고, 여자들은 연애도 글로 배우려고 들고, 남자는 꼴리는 대로만 하려고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