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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청춘의 순간들

<백비트> <노웨어 보이>

<노웨어 보이>

아이고, 유브이! 90년대 댄스가요를 대놓고 재현하다 런던보이스로 점프할 때는 <유브이 비긴즈>로 홀리더니 이젠 유희열, 정재형과 함께 비틀스로 순간 이동까지 했다. CM송임에도 <Who Am I>(그럼 나는 뭔데) 뮤직비디오는 훌륭한 비틀스 오마주다. 이 ‘평행우주’같은 음악이 패티 보이드, 조지 해리슨, 에릭 클랩턴의 지리멸렬한 삼각관계뿐 아니라 존 레넌과 오노 요코와 폴 매카트니의 불편한 관계를 환기하는 것도 재밌는데, 덕분에 비틀스의 ‘흑역사’인 <백비트>와 ‘존 레넌 비긴즈’인 <노웨어 보이>를 다시 봤다.

두 영화는 예술가 ‘지망생’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곳곳에 기대와 불안이 흐른다. 성공 직전 세상을 떠난 스튜어트 서트클리프나 “신은 왜 날 엘비스로 만들지 않았지?”라고 절망하는 존 레넌 모두 확신없이, 그러나 운명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이때 기대와 불안이야말로 청춘의 키워드로 바뀐다. 생각해보면 60, 70년대 함부르크든 런던이든, 혹은 지금의 한국이든 청춘은 닮았다. 우리는 막연한 채 안개 속을 헤매고 어설픈 삽질을 거듭하며 푸른 시절을 보낸다. 번번이 실패하고 사소한 성공에 기뻐한다. 그러니 모두에게 러키를. 뭐 이런 ‘꼰대’ 같은 말을 하는 건 죄다 유브이 때문이다. 에잇, 이 깜찍한 엔터테이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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