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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팀버레이크] 21세기의 프랭크 시내트라?
김도훈 2011-10-31

저스틴 팀버레이크

팝스타가 배우로 변신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질문은 이제 좀 구식이다. 성공한 가수 출신 배우들의 리스트를 늘어놔보면 알 수 있다.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프랭크 시내트라는 너무 고전적인 대답이라고? 그렇다면 디바이자 오스카를 수상한 여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셰어는 어떤가. 그것 또한 너무 고전적인 답변이라면 힙합 뮤지션에서 할리우드 거물이 된 윌 스미스를 한번 떠올려보시라. 팝스타 출신 배우들에 대한 편견은 이제 좀 거둘 때가 됐다. 제발 마돈나의 경우는 잊어버리자는 소리다.

지금 할리우드에서 윌 스미스의 뒤를 이을 만한 가수 출신 배우를 단 한명만 꼽는다면 그건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는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사이 인기의 절정을 누렸던 보이밴드 엔싱크(Nsync) 출신이다. 메인 보컬이자 얼굴마담이었던 팀버레이크는 10대 초반 엔싱크의 노래를 줄줄 외우던 소녀팬들이 대학에 들어가 제이슨 므라즈나 콜드플레이를 듣는 순간 잊혀질 운명이었다. 그러나 팀버레이크는 두장의 솔로 앨범을 힙합계의 거물들과 작업하며 뮤지션으로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 팀버레이크는 만족하지 않았다. 그가 궁극적으로 원했던 것은 어쩌면 21세기의 프랭크 시내트라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팀버레이크는 지난 2006년 <알파독>부터 계속해서 연기에 뛰어들었고 <인 타임>은 그가 처음으로 주연을 꿰찬 거대 예산의 장르영화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인 타임>에서 맡은 역할은 살인 누명을 쓴데다 수명이 23시간밖에 남지 않은 가난한 노동자 윌 살라스다. 그는 100년이라는 시간을 소유하고 있는 한 남자에게 시간을 공짜로 넘겨받지만 곧 살인 누명을 쓴 채 도망자 신세가 된다. 앤드루 니콜답게 복잡한 시나리오지만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최고급 슈트 차림으로 총을 들고 LA 시내를 뛰어다니며 액션스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는 것이다. 그는 “각본을 읽자마자 캐릭터에 매료됐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평범한 남자지만 결국 난관을 극복하며 영웅이 되어야 한다. 그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인 타임>은 내가 본격적으로 주연을 맡은 첫 번째 작품이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작품이었지만 흥미진진했다.”

그의 말마따나 <인 타임>은 팝스타가 상업영화 주인공으로서 한몫을 해낼 수 있느냐를 평가받는 평가대에 가깝다. 닉 카사베츠 감독의 <알파독>(2006) 같은 초기작에서 팀버레이크는 꽤 능란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팝스타의 아우라를 완전히 벗어던진 적은 없었다. 할리우드가 그로부터 진짜 배우의 가능성을 발견한 건 2010년작 <소셜 네트워크>다. 앤드루 니콜은 “(<인 타임>의 캐스팅을 앞두고) <소셜 네트워크>를 일찍 볼 수 있었던 게 행운”이라고 말한다. “거기 나온 팀버레이크를 보고, ‘이 친구 진짜 제대로 연기할 줄 아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는 가수일 뿐만 아니라 연기를 제대로 이해한다. 게다가 그는 하는 일마다 다 잘해내기 때문에 액션스타로도 성공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질투에 휩싸이겠지만!” 앤드루 니콜의 말이 옳다. 우리 모두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질투한다. 모든 걸 다 해내는 남자 앞에서 질투에 휩싸이지 않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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