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Guide > 입시가이드 > 대학탐방
[동국대학교] 뛰어난 신예 감독의 산실
윤혜지 사진 최성열 2011-11-22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부, 영상미디어대학 영화영상학과

◆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가’, ‘나’군에서 연극학부와 영화영상학과를 분할 모집한다. ‘가’군의 연극학부 이론파트는 수능 100%, 실기파트는 수능 30% + 학생부 30% + 실기고사 40%의 비율로 전형이 나뉜다. ‘나’군의 영화영상학과는 모집인원의 50% 이내에서 수능 성적 우수자를 우선선발하고, 그외 일반전형의 학생은 수능 70% + 학생부 30%로 모집한다.

장충단공원을 끼고 서울의 중심에 자리한 동국대학교 캠퍼스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학내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길에 옹기종기 내려앉은 낙엽들은 실바람이 불 때마다 학생들의 다리 사이로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 불교인의 숨결이 깃든 학교답게 학내 분위기는 진중하고 차분했다.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부에서 연극이론을 연구하는 연극학자들이 대거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동국대학교 연극학부는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이 남다르다. 국내 처음으로 극작가 유치진 선생을 교수로 모셔 문리과 대학에 연극학과가 신설된 것도, 동양 최초로 소극장이 생겨난 것도, 우리나라에서 연극학술지를 최초로 창간한 것도 모두 동국대학교의 역사이며 동국대학교의 이야기다. 1996년에는 연극영화학과에서 연극영상학부로 학제가 개편되었고, 이후 2001년에 이르러서는 보다 전문적으로 특화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연극영상학부가 연극전공과 영화영상전공으로 분리되었다.

한국의 공연문화 안에서 뮤지컬이 독자적인 위치를 세워감에 따라 2008년에는 연극학부가 연극전공과 뮤지컬전공으로 세분화되었다. 동국대학교 연극학부는 오랜 연극 역사를 올곧은 자세로 지키고 있는 가운데에도 신속하게 변화해가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뮤지컬을 포함한 다양한 공연예술분야를 발전시켜오고 있다. 연기, 연출, 극작, 무대미술, 기획 등의 전문 연극인을 키워내는 동시에 실기 전문 대학원 체제를 통해 한국 연극의 ‘바닥’을 다지는 전문 연극학자를 육성하는 데에도 힘을 다하고 있다. 커리큘럼을 살펴보니 기초와 심화과정이 정연하게 분리되어 있다. 1, 2학년의 경우 대체로 이론과 실습 기본기를 튼튼히 세우게 된다. 이렇게 베이스가 될 공부를 마치면 3, 4학년 때는 심화된 전공을 찾아 실습 위주로 움직인다. 같은 과목이어도 적은 수의 정원으로 여러 개를 편성하여 좀더 효율적인 주고받기가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를테면 3, 4학년 과정의 ‘연극제작실기’ 수업의 경우 네개로 나뉘어 있다. 조금이라도 더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지도를 하기 위함인 듯 여겨진다.

실습 현장에서 경험으로 배운다

뒤늦게 생겨났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는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여 영화영상분야의 길을 씩씩한 걸음으로 성큼성큼 개척해왔다. 기획과 연출, 시나리오, 제작기술(촬영, 편집, 사운드, 프로덕션 디자인), 디지털 애니메이션까지 네 분야로 나누어 영화영상분야의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는다. 진중한 학내 분위기와는 또 다르게 영화영상학과 건물은 활기로 가득했다. 영화영상학부 사무실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가니 안영임 조교가 밝은 웃음으로 반기며 이런저런 영화 관련 자료가 잔뜩 쌓여 있는 테이블을 대충 치워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조교는 여러 차례의 특강과 학생들의 졸업영화제 준비로 정신이 없다고 하며 민망한 듯 웃었지만, 오히려 정리되지 않은 그 모습에서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의 파이팅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조교의 안내로 권순경 교수가 지도하는 2학년 ‘촬영 조명 실기 실습’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다. 햇살이 유난히 따사로웠던 그날의 수업은 야외의 일광조건에 따라 카메라 안의 조명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강의실 앞 공터에서 수업이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수업 시작 전에 기자재실에서 조심스레 장비를 꺼내 한참 동안 설치했다. 누가 교수이고, 누가 학생인지 분간이 안될 만큼 교수와 학생간의 융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권순경 교수는 수업 내내 바삐 움직이며 학생들이 장비를 다루는 모습과 카메라 안에 잡히는 앵글과 조명을 세심하게 체크했다. 촬영전공의 3학년 여학생에게 수업이 어떤지를 물으니 “오늘은 각기 다른 카메라로 같은 앵글을 찍었을 때 일광이 어떻게 비치느냐에 따라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를 확인 중인데 교수님께서는 누군가가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한 피드백이 정말 빠르고 정확하신 편이라 만족스럽게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문에 대한 답이 끝나자마자 얼른 카메라를 들여다보는 여학생의 모습을 보니 수업에 대한 몰입도가 상당해 보였다.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 후배들과 만날 예정

영화영상학과의 커리큘럼은 이론과 실기로 적절하게 나누어져 있다. 신입생들은 영화사 연구는 물론, 제작과 연출 기초에 대해 든든히 학습한 뒤 적성에 따라 심화된 전공을 선택해 공부하게 된다. 장비를 필요로 하는 수업의 경우, 학과 지원이 상당해 실습실도 잘 짜여 있었다. 학과에서는 시각효과실, 암실, 시사실, 기재실, 사전작업실 등으로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실습실을 늘려 학교 내 공간 어디서든 영화를 작업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했다. 특히 지난해와는 다르게 시사실을 크게 확장한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 시사실이 15석 정도의 작은 규모로 있을 뿐이었는데, 올해 들어 개인 시사실을 약간 축소한 반면 공연장과는 다른 개념으로 단체 관람이 가능한 40석가량의 시사실을 증축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유지나 교수는 동국대학교 출신 영화인들이 후배들을 위해 학교를 방문해 종종 강의를 하기도 한다고 기쁘게 말했다. 최근에는 유지나 교수의 진행으로 <써니>의 감독판 상영회가 동국대학교 중강당에서 열렸는데 강형철 감독이 함께해 ‘시네토크’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곧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 <블라인드>의 안상훈 감독도 후배들을 위해 학교를 찾을 예정이라고 한다.

오랜 역사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론과 실기에 고루 강한 영향력을 뽐내는 연극학부와 뛰어난 기량의 신예 감독을 연이어 배출해내며 영화계 인재의 산실로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는 영화영상학과의 공생관계에서 화창한 날씨처럼 밝은 한국 연극영화계의 전망을 볼 수 있었다.

“영화를 삶 자체로 녹여낼 것”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유지나 교수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의 장비 지원이나 커리큘럼에 특징적인 점이 있다면. =영화전공학과 중 기재 보유량은 국내에서 손꼽힌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면서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연출 전공이 중심이지만 시나리오, 촬영, 사운드, 편집, 시각효과 등 영화영상제작에서 전문 영역을 아우르는 학과목들이 기초과정과 전문과정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학생들은 위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에 대한 진로 상담이나 지원 부분은 어떤 편인가. =진로 상담과 지원 부분은 동국대학교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작품 제작 및 현장 실습에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동국대 영화학과의 연륜이 깊은 만큼 영화계에 진출한 선배들의 진로 특강과 가이드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있다면. =양질의 영화영상 인재를 길러내는 묘판이 되도록 자유롭고 다양한 개성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한다. 다양한 인생 경험과 자유로운 상상력, 의사소통, 개인적 삶과 사회 및 세상을 함께 돌려보는 사고를 추구한다. 요는 사유와 표현력의 결합이다.

-영화영상학과인데 실기시험은 따로 안 보는 것 같다. =실기시험은 없지만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두드림 특성화 전형’이 있는데 이 부분이 실기시험에 준한다. 작품을 보고 평가하기 때문에 신경 써서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중요하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무엇보다 자신의 삶에서 영화가 핵심으로 작동해야 한다. 즉 영화와 삶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영화라는 또 다른 세상이 현실적인 자신의 삶의 비전과 함께 돌아가야 할 것이다. 영화전문가는 직업인이지만 기본적으로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보다는 영화를 삶 자체로 녹여낼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