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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get] PRADA, 그 이름 하나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신한 프라다폰3.0

스펙: 1.0GHz의 듀얼코어 CPU 16GB 내장 메모리 WVGA(800x480) 800만 화소 카메라 특징: 프라다와 세 번째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프라다 휴대폰’.

휴대폰과 명품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제품이 프라다폰이다. 콜라보레이션이라는 개념이 희박한 시절이기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판매가 이루어졌던, 성공한 콜라보레이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기획부터 제작과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프라다와 공동으로 추진하였으며 LG 휴대폰 사업부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했던 제품 중 하나였다. 물론 스마트폰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지금에는 LG가 삼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되었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 LG는 조용하게 프라다와 세번째 콜라보레이션한 제품인 프라다폰3.0을 발표했다. 당연하지만 과거 프라다폰에 비해 더욱 얇아지고 더욱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신한 프라다폰을 만나보자.

스마트폰으로 변신한 프라다폰의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안드로이드OS의 프라다폰에 맞는 튜닝이었을 것이다. 기존 시리즈에서 잘 알 수 있듯이 검은색 바탕에 하얀색 글자는 프라다의 고급스러움을 나타내는 일종의 상징성이 있었다. 프라다폰3.0에서도 이 상징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제조사인 LG는 물론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어플리케이션의 아이콘들을 모두 블랙 바탕에 화이트로 하여 아이콘을 단순화한 것이다. 안드로이드OS폰들의 기본 설정 메뉴까지 모두 같은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어플리케이션을 제외한 유틸리티 등은 기존 색상이 들어간 아이콘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아이콘을 누르고 있으면 프라다폰의 느낌이 나는 아이콘이 제공되며 이런 아이콘으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결벽증적인 프라다폰의 사용자라면 메뉴 아이콘 전체를 프라다폰화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사실 프라다폰3.0이 높은 스펙으로 기존의 쟁쟁한 스마트폰의 스펙을 앞지르고 있는 형편은 아니다. 1.0GHz의 듀얼코어 CPU, 16GB 내장 메모리, WVGA(800x480), 800만 화소 카메라 등의 사양은 지난해 초만 해도 대단한 사양이었겠지만 지금은 동 가격대 제품에 비해 도리어 모자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다폰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프라다’라는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때문이다. 기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외형에 전면과 후면에 ‘PRADA’ 로고와 프라다 고유의 천연가죽무늬 패턴인 사피아노(Saffiano) 패턴을 적용하여 프라다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내구성을 갖추었다. 앞서 언급한 UI의 특징도 명품으로서의 경쟁력에 한몫한다. 물론 그 비싼 프라다를 들고 다닌다는 자부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 프라다폰의 명품으로서의 가치는 과거와 같지 않다. 우선 세 번째 프라다와의 콜라보레이션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충격이 덜하다. 게다가 가격도 기존 고급 스마트폰과 비슷하기 때문에 명품으로서의 지위는 다소 격하(格下)되어 보인다. 하지만 2천대의 예판이 순식간에 완료되었단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것은 (적어도 이 제품에 한해서는) 성능이나 디자인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 성능이 조금 떨어지고 스마트폰이 아니라 피처폰이라도 대중은 이 제품 앞에서 손이 근질거릴 것이다. 그것은 곧 죽어도 이 제품이 ‘프라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