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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인도영화 100년사

‘문학과 영화’를 테마로 열리는 제20회 델리 세계도서박람회

델리 세계도서박람회 포스터, <하리쉬찬드라왕>(아래 왼쪽부터).

올해로 20회를 맞는 델리 세계도서박람회의 일정과 테마가 현지 주요 언론에 일제히 공개됐다. 2월25일부터 3월4일까지 델리 중심부에 자리한 인도 최대 무역전시장 프라가티 마이단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테마는 ‘문학과 영화’. 특이하게도 2013년 인도영화 100주년을 앞두고 가장 먼저 열리는 영화 관련 행사로 부각되면서 독서가들보다 영화광들이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도서박람회가 될 전망이다.

2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를 지난 1972년 1회부터 주관해온 국립도서트러스트(National Book Trust, NBT)는 도서 산업 활성과 독서 증진이라는 기존 취지에 인도영화 100년사라는 테마를 더해 입장권 판매소를 영화티켓 부스처럼 꾸미고 전시장 곳곳에서 인도 고전영화를 상영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1957년 설립 이래 NBT가 출간한 <샤티야지트 레이의 영화> <다다 사헵 전기> 등 300여권에 이르는 영화 관련 서적들이 전시·판매될 예정이며, 박람회에 참가할 2천여곳의 지역 출판사들 중에서도 지역영화 관련 서적을 상당수 전시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영화와 감독, 제작자, 작곡가, 작사가 등을 새롭게 발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프랑스, 터키, 이란, 멕시코, 말레이시아, 홍콩 등지에서 참가하는 해외 출판사들 역시 자국영화 서적 코너를 따로 마련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인도 젊은 영화학도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1월6일 NBT가 공개한 컬렉터스 에디션 달력이 뜨거운 화제다. 6천부만 제작된다는 소식이 돌고 있어 영화광들 사이에서 달력을 구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샤티야지트 레이 영화텔레비전연구소와 인도 국립영상자료원의 협조로 만들어진 이 달력은 인도 최초의 무성영화 <하리쉬찬드라왕>(1913), 최초의 유성영화 <알람 아라>(1931)를 비롯해 샤티야지트 레이, 리트윅 가탁, 모한 라케쉬, 조셉 데이비드 펜카르 감독 등의 작품 스틸컷을 담고 있다. NBT는 달력에 사용된 스틸시칸데르컷 선정 배경에 대해 무엇보다 인도 문학을 기반으로 하고 동시에 해외에서도 예술성을 인정받은 작품들 위주로 했다고 밝혔다. 달력 공개 행사에 참석한 원로 배우 파룩 셰이크는 “인도에서 TV와 영화가 단순한 오락거리로 여겨지면서 오늘날 상당수의 인도영화들은 스토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가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매체라는 점이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서박람회 부대행사로 열리는 세미나, 저자와의 만남, 사회 명사들의 출판기념회 등과 함께 수도 델리의 역사를 주제로 한 행사도 계획돼 있다. 현재 NBT는 델리에 있는 각국 공관들과 외국 민간 단체들을 통해 전시회 참가자들을 계속해서 모집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올 행사는 볼거리와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의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영화와 인도문학의 연관성 재조명

NBT 담당자 M. A. 시칸데르

-올 행사의 취지를 간략히 정리하자면. =이번 행사는 100주년을 맞는 인도영화의 유산과 인도문학의 밀접한 연관성을 재조명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한편 대중문화와 도서문화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1972년 1회 박람회 때 200곳의 출판사가 참여했는데, 2010년에는 1200곳, 그리고 올해는 2천여곳의 출판사가 참여한다. 올해는 더욱 많은 젊은 층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델리 세계도서박람회의 향후 계획은. =민간 사업자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행사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현재 구글과 NBT 출간물 중 특히 어린이용 도서를 e-book으로 제작·판매하는 계약을 끝낸 상태다. 또한 인도 정부에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나 가깝게는 베이징 도서박람회와 같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