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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신인감독 14인] <서프라이즈> 김진성 감독
2002-01-18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일단은 드라마부터! 단편 <어디 갔다 왔니?>에서 쥐를 잡다가 스스로 쥐가 되고 마는 중국집 주방장의 ‘꿈 이야기’를 코믹하고도 의미심장하게 그렸던 김진성 감독. 그가 장르부터 심상치 않은 로맨틱코미디인 첫 장편 <서프라이즈>에서, 12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 일어나는 세 남녀의 심리변화를 경쾌하고도 진지하게 그려가고 있다. 코미디 속에서 인간 내면의 표정을 잡아내는 그의 주특기는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팽팽한 공중곡예. ‘드라마’는 천릿길이 될 앞으로의 필모그래피에 한 걸음을 내딛는 그가 진중하게 택한, 공중곡예줄 아래의 ‘안전망’이다.

김진성 감독의 이력은 특이하다. 강원도 시골에서 출생, 고향마을이 바다 속에 수몰되자 상경한 후 늦은 나이에 연세대 심리학과에 입학, 스물아홉에 졸업했고, 8년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아카데미 담당 사무직원으로 일했다. 영화 공부를 시작한 건 서른이 된 후. 직장생활 1년 쯤 되었을 때, 권태롭기도 하고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영화 일이 재밌어 보이기도 하여 퇴근 뒤 시나리오작가양성기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해 어느 일요일 하루 만에 첫 영화 <환생>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 작품 <부처를 닮은 남자>부터 인디포럼 등 영화제에 초청, 네 번째 단편 <어디 갔다 왔니?>(1999)는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작품상, 관객상, 기자상 등을 휩쓰는 등 단편감독으로서 그는 성공적 행로를 밟아왔다. 장편 프로젝트에 손대기 시작한 건 2000년. 영진위를 관두고 나와 강제규필름의 미스터리 프로젝트팀에 1년간 참여했으나 <단적비연수> 여파에 지지부진했고, 지난해 4월 비로소 <서프라이즈>를 만났다.

<서프라이즈>는 변혁 감독이 원안을 내고 씨네2000이 오랫동안 시나리오작업에 매달려온 기획영화다. 아내 변원미씨가 시나리오작가였던 덕에 제작사 씨네2000과 자연스럽게 논의, 지난해 7월 감독계약을 맺었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었다. 직접 쓴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시간 속에 놓인 인간이 갑자기 자기가 모르던 자기를 보게 된다”는, 그의 단편들을 관통하는 이야기줄기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 하지만 “첫 작품부터 내 스타일을 각인시키기보다는 평생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난 이야기꾼”이라는 그는 일단은 자기색깔을 내세우기 보다는 충무로에서 드라마적으로 완벽하고 탄탄한 작품으로 인정받을 생각이다. “내던져진 존재, 슬픈 존재인 인간이 21세기를 어떻게 살아가는가” 사유할 만한 이야기가 그가 정말 하고픈 이야기라고. 그런 이야기를 담아 직접 시나리오를 써 연출하는 영화는 이후 천천히 할 계획이다. “5년 뒤 혹은 10년 뒤, 점점 더 좋은 게 나오네, 하는 소리를 듣는 그런 감독”이 되고 싶기 때문에. 첫 장편 <서프라이즈>에서는 우선, 서프라이즈 파티가 끝난 후 살짝만 그의 색채가 스민 ‘심리학적 성찰’을 내비칠 거라고 귀띰한다. 글 최수임 sooeem@hani.co.kr·사진 오계옥 klara@hani.co.kr

어떤 영화?

제작사 씨네2000 출연신하균 이요원 김민희 촬영중(5월 개봉 예정)

여의치 않게도 친구의 애인을 탐하게 된 한 여자와 그녀의 친구, 그 사이의 한 남자. <서프라이즈>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한정된 시간 동안 기묘한 삼각관계가 발생하는 과정을 담는 로맨틱코미디다. 오랜만에 외국에서 돌아오는 남자친구. 그러나 숨겨오던 그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여자쪽 부모의 반대가 일고, 여자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지연작전을 쓴다. 부모를 설득할 때까지 친한 친구에게 남자친구를 12시간만 붙잡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 그러나 저녁 7시 서프라이즈 파티 때까지 그 12시간 동안 붙어 있던 둘 사이에는 그만 사랑이 싹트고 만다. 재밌고도 슬픈 이 기발한 이야기는 톡톡 튀는 주연배우들과 더불어 기승전결이 뚜렷한 탄탄한 드라마가 될 전망. 남자친구 정우 역에 신하균, 친구에게 애인을 뺏길 위기를 맞는 미령 역에 김민희, 그녀의 친구 하영 역에 이요원이 분한다. 지난해 12월27일 촬영을 시작했고, 3월 중순 크랭크업하여 월드컵 중계 TV 앞에 남자들이 모여앉아 있을 5월, 여성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으겠다는 계획이다.▶ 2002 신인감독 14인 출사표

▶ [2002 신인감독 14인] 의 김현석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아유레디?>의 윤상호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데우스 마키나>의 이현하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김동원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귀여워>의 김수현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명랑만화와 권법소년>(가제)의 조근식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정글쥬스>의 조민호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일단 뛰어!>의 조의석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서프라이즈> 김진성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오버 더 레인보우>의 안진우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연애소설>의 이한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로드무비>의 김인식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의 이종혁 감독